[슈퍼주총데이] 배당·투명경영·지배구조 개선… 올해 키워드는 ‘주주총愛’

입력 2017-03-14 11:00

  • 작게보기

  • 기본크기

  • 크게보기

삼성그룹 계열사 일제히 24일 열려… 外人 중심으로 ‘인적분할’ 요구할 수도

올해도 어김없이 상장사들의 정기 주주총회 시즌이 돌아왔다. 주요 그룹들이 지배구조 개편 이슈를 껴안은 가운데, 주주들의 목소리도 커지면서 주총에 대한 관심은 여느 때보다 높다. 특히 이달 24일은 삼성전자를 비롯해 SK하이닉스, 롯데케미칼 등 주요 기업들의 주주총회가 한꺼번에 몰려 ‘슈퍼주총데이’로 주목되고 있다.

‘슈퍼주총데이’에 이름을 올린 기업 중 가장 먼저 눈길을 끄는 곳은 ‘대장주’ 삼성전자다. 삼성전자는 2년간 3월 11일과 13일에 주총을 열었으나, 올해는 24일로 느지막이 일정을 잡았다. 같은 날 삼성생명, 삼성카드, 삼성전기, 삼성SDI, 삼성엔지니어링 등 삼성그룹 계열사들도 주총이 예정돼 있다.

애초 삼성전자 주총은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가 요구한 외국계 글로벌 기업 최고경영자(CEO) 출신 사외이사 추천, 배당 확대방안 등이 이야기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으로 지배구조 개편 작업이 잠정 중단되면서, 이번 주총에서는 대차대조표, 손익계산서 및 이익잉여금처분계산서 등 재무제표와 이사 보수한도 승인 등을 주요 안건으로 논의할 전망이다.

인적분할에 대한 본격적 논의는 미뤄졌지만, 주주들의 반응에 따라 주총 분위기는 전환될 전망이다. 윤태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11월 삼성이 지주사 전환을 공론화할 당시 외부 주주들도 기업가치 개선을 위해 삼성전자의 인적분할을 원했다”면서 “이를 다시 논의해야 한다는 요구가 외국인 주주로부터 재점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주총 안건과 별개로 정경유착 고리를 끊고 경영 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한 계획을 주주들에게 제시할 것이란 관측이 불거지고 있다.

롯데그룹은 24일 롯데쇼핑, 롯데제과, 롯데케미칼, 롯데칠성음료 등 주요 계열사들이 주총을 개최한다. 하지만, 삼성전자와 마찬가지로 그룹 내 최대 이슈인 지배구조 개편은 안건으로 채택하지 않았다. 대신 롯데칠성음료 주총을 통해 신동빈 회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하면서 그룹의 지주사 전환 작업을 위한 포석을 깔 것으로 관측된다. 현재 신 회장이 사내이사를 맡은 계열사는 호텔롯데와 롯데쇼핑, 롯데제과, 롯데케미칼, 캐논코리아비즈니스솔류션 5곳이다. 또한, 롯데쇼핑 등기이사를 38년 만에 내려놓은 창업주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퇴진도 이번 주총에서 공식화한다.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조치에 신음하고 있는 롯데그룹이 이번 주총에서 어떤 대응 방안을 제시할지도 관심사다. 일각에서는 사드 보복에서 소비재보다는 다소 자유로운 롯데케미칼에 대한 투자를 강화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올해 창사 64주년을 맞는 SK그룹은 이번 주총에서 ‘이윤 추구’의 경영이념을 ‘고객, 구성원, 사회의 행복 추구’란 사회적 가치로 변경한다. 지주사 SK와 3대 핵심 계열사 SK이노베이션, SK하이닉스, SK텔레콤은 24일 주총을 통해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정관 개정안을 처리할 예정이다. SK그룹은 “기업은 충분한 이윤을 지속적으로 창출해야 한다”는 문구를 삭제하고 “경제 발전에 이바지함은 물론, 사회적 가치 창출을 통해 사회와 더불어 성장한다”란 문구를 새로 추가한다. ‘돈 버는 것만이 기업의 목적은 아니다’라고 한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경영철학을 명문화하기 위해서란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경영이념 수정과 함께 ‘선택과 집중’도 강화한다. SK이노베이션은 정관에 있으나 실제 영위하지 않고 있던 여행ㆍ레저 등 생활 서비스, 교재출판, 자동차 매매ㆍ대여, 프랜차이즈 등 5개 항목을 삭제하고, 에너지ㆍ화학ㆍ배터리 등 기존 주력사업에 더욱 힘을 쏟겠다는 의지를 다질 예정이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뉴스
댓글
0 / 300
e스튜디오
많이 본 뉴스
뉴스발전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