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녀석들’ 김배근 작가, 먹방 프로그램 선두 비결 공개…기억 남는 맛집은?

입력 2016-09-26 17:03수정 2016-09-26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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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배근 작가. (사진제공=맛있는 녀석들)

코미디TV 예능프로그램 ‘맛있는 녀석들’ 많은 음식 프로그램을 제치고 먹방 프로그램 브랜드 평판 1위를 달성했다. ‘먹어본 자가 맛을 안다’는 슬로건을 내걸고 먹방계의 선두를 이끄는 ‘맛있는 녀석들’ 김배근 작가가 비결을 털어놨다.

△한 연구소 조사에서 ‘맛있는 녀석들’이 먹방 프로그램 브랜드 1위를 차지했다. 비결이 있다면?

“한마디로 공감이다. 맛있는 녀석들이 먹으면 나도 저렇게 먹고 싶다는 느낌. 감정이입이 제대로 되는 것 같다. 다른 먹방 프로그램들과 다르게 오롯이 맛있게 먹는 법에 대해서만 집중한다. 음식의 본질은 살기 위해서 먹는 거지만 이제는 살만하니 맛있게 먹는 게 음식의 본질이 된 것 같다. 음식의 본질을 추구하다 보니 시청자들에게 인정받는 프로그램이 된 게 아닐까.”

△‘한입만’이라는 구호는 네티즌 사이에서 유행어처럼 퍼졌다. 어떻게 만들어졌나?

“모두가 즐겁게 먹는 것에 제약을 두고 싶었다. 프로그램 초기에는 출연자 괴롭게 왜 못 먹게 하냐는 비판도 많았다. 맛있는 녀석들은 먹방 프로지만 그 전에 예능프로그램이다. 예능의 재미를 뽑기 위한 장치로 한입만을 두었다. 제약은 창조를 부른다. 문세윤이 한입만을 가장 잘 활용하고 있다. 새롭게 한입 먹는 경이로운 모습을 창조하고 있다. 이 모습을 네티즌이 즐겨주시니 그저 고마울 뿐이다. 사실 촬영현장에서 한입 더 먹게 하자는 MC들의 은밀한 제안도 있었지만 PD, 작가들이 뚝심 있게 지켜 나가고 있다.”

△‘맛있는 녀석들’ 출연진 섭외 비화가 있나?

“맛있는 녀석들의 원래 기획은 ‘돼지삼형제’라는 프로그램이었다. 개그콘서트 작가를 할 때 뚱뚱한 캐릭터를 활용한 예능을 하고 싶었다. 그때 구성한 멤버는 김준현, 유민상, 김지호였다. 김준현이 개콘에서 잘나가고 있었던 터라 타 프로그램 출연이 쉽지 않아 무산됐었다. 코미디TV에서 새 프로그램 기획을 하자고 해서 다시 돼지삼형제를 꺼내 들곤 당시 방송 트랜드에 맞게 ‘먹방’으로 방향 선회를 했다. 김지호는 세월이 지나는 동안 살을 빼서 자연스럽게 제외되고 코미디 빅리그에서 같이 코너를 하던 문세윤을 섭외했다. 문세윤이 어울리지 못 할까 봐 살짝 걱정하긴 했지만 비슷한 캐릭터끼리 모이니 자연스럽게 가족 같은 분위기로 풀렸다.”

△‘맛있는 녀석들’에서 선보이는 맛있게 먹는 법은 어떻게 만들어 지나?

“만들어지기 보다 감각적으로 탄생한다는 표현이 더 어울린다. 멤버들의 선천적인 감각이다. 거기에 작가들의 후천적인 감각이 더해진다. 그리고 PD들의 편집 감각이 양념으로 더해져 맛있게 먹는 법이 만들어진다. 이렇게 만들다 보니 작가들은 다 합해서 살이 30kg 이상 쪘다. 몸매와 맞바꾼 맛있게 먹는 법이다.”

△지금까지 방송했던 맛집 중 인상 깊었던 곳은?

“사실 ‘맛있는 녀석들’은 맛집 소개 프로그램이 아니다. 맛있게 먹기 위해서 맛있는 집을 찾아간다. 많은 곳을 갔지만 기억에 남는 곳이 있다면 채식 특집 때 갔던 ‘옛집’이라는 쌈밥집이다. 멤버들이 채식만 하다 보니 재미있는 리액션이 많이 나왔던 곳이다. 멤버들이 이런 명언을 남기지 않았나. ‘뚱뚱한 사람이 채소 싫어한다는 편견은 버려라. 단지 고기를 더 좋아할 뿐이다. ‘옛집’이란 식당에서 이 명언이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는 걸 스스로 증명했다. 다른 한 곳은 개인적으로 면 요리 덕후라 평소 즐겨가던 맛집을 제작진에게 추천했다. 세계 면 요리 전문점인 ‘바른면집’. 메인작가가 추천한 곳이라 제작진이 믿고 답사를 갔는데 음식의 간이 짰다. 셰프님이 긴장해 평소보다 간이 짜게 됐다더라. 다행이 녹화 때는 셰프께서 평정심을 찾아 멤버들도 맛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으니 메인 작가 위신이 죽었다 살아난 맛집이었다.”

△‘맛있는 녀석들’ 작가라면 평소 먹는 법도 독특할 것 같기도 하다

“평범하다. 모든 제작진이 그렇다. 두드러진 미식가도 없다. 단지 남들보다 맛있게 먹는 법에 대한 호기심이 한 스푼 분량 정도 더 있을 뿐이다. ‘맛있는 녀석들’이 종영하는 그날까지 이런 호기심은 놓지 않을 것 같다. 모든 제작진이 살찌는 이유다.”

△‘맛있는 녀석들’은 앞으로 어떻게 진화할까?

“제작진 회의 때 결정하겠지만 개인적으로는 ‘맛있게 먹는 법’을 더 강조해 나갈 생각이다. 해장국을 맛있게 먹기 위해서 실제로 제작진과 출연진이 촬영 전 새벽까지 술을 마셨던 적이 있다. 또 라면을 맛있게 먹기 위해 산 정상을 함께 올라가기도 했다. 오로지 맛있게 먹는 법을 찍기 위해 기획했던 아이템들이다. 이런 식이다. 유민상이나 김민경 중 누구 한 명이 결혼한다면 결혼식장에서 맛있게 먹는 법도 찍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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