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준호의 세계는 왜?] 요지경 속에 빠진 중국증시, 시진핑의 무능 때문인가

입력 2015-08-25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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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난징의 한 증권사에서 24일(현지시간) 한 투자자가 증시 현황판을 보는 도중 손으로 머리를 잡고 있다. 난징/신화뉴시스

중국증시가 요지경 속에 빠졌습니다. 중국증시 상하이종합지수는 25일(현지시간) 4%가 넘는 급락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전날 8.5% 급락으로 8년 만에 최대폭 하락을 보이고 나서 투자자들의 불안이 계속되는 것이지요. 다른 아시아증시가 반등을 시도하고 있지만 중국증시가 이 모양이니 쉽지는 않군요.

중국 펀드에 가입한 사람들은 요새 계좌 확인하기가 두려울 것입니다. 증시가 폭락하는 원인을 도저히 찾기가 힘드네요. 사실 지난해 중반 이후 중국증시가 비정상적으로 치솟았을 때부터 언젠가는 버블이 붕괴할 것이라는 위기의식은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하루 동안 10%에 육박하는 하락세를 보이는 등 비정상적인 흐름에 무섭기까지 하네요.

많은 전문가가 폭락의 원인으로 중국 경기둔화에 대한 두려움을 꼽습니다. 실제로 중국을 포함해 글로벌 증시가 폭락하기 시작했던 지난 21일에 발표된 8월 차이신 중국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예비치는 47.1로, 6년 5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그러나 이것만이 중국증시 급락 이유는 아닙니다. 거꾸로 지난 18일에는 부동산지표가 비교적 좋게 나왔는데 당시에는 부양책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로 상하이지수가 6% 급락했습니다.

한편 지난 주말에는 중국 정부가 연기금의 주식투자 확대를 허용하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중국 인민은행의 추가 지급준비율(지준율) 인하 전망 기사를 내놓았는데 바로 월요일인 전날 증시가 폭락한 것이지요.

그냥 특별한 이유가 있다기보다는 마치 투자자들이 지금이 바로 팔 때라고 생각하고 마구 주식을 내놓는 것 같은 느낌도 듭니다.

이렇게 중국증시가 혼란스런 가운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무능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정부가 내놓는 대책이 선제적인 것이 아니라 자꾸 뒷북만 날리고 있다는 것이지요. 인민은행이 지난 11일 느닷없이 단행했던 위안화 평가절하는 기대했던 수출 진흥보다 경기둔화에 대한 불안만 고조시키는 역효과를 맞았습니다.

사실 시 주석의 전임자인 후진타오는 별다른 색깔을 보이지 않아 비판을 받았습니다. 지지부진한 개혁에 권력도 약해 부정부패를 키웠지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시행했던 대규모 부양책은 지금 지방정부 부채와 과잉투자 등 중국 경제를 억누르는 짐으로 바뀌었습니다.

지금 중국 경제상황을 보면 어째 시 주석이 전임자보다 못하다는 생각도 듭니다. 리커창 총리가 경제수장이기는 하지만 시 주석에게 권력이 집중된 상황이어서 크게 힘을 발휘하는 것 같지도 않습니다.

그러나 아직 시진핑에 대해 평가를 하기는 이르다고 생각합니다. 시 주석은 중국 경제가 고속성장 시대가 끝나는 가운데 권력을 이어받았습니다. 한 마디로 ‘중진국의 함정’에 빠지느냐 아니면 이를 벗어나 명실상부한 선진국으로 도약하느냐 하는 시기의 중심에 있는 것입니다.

어찌 됐든 우리나라는 중국과 이제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가 됐기 때문에 시 주석이 경제 방면에서도 성공하는 것이 절실한 입장입니다. 과연 그가 이번 위기를 어떻게 돌파할까요. 시장의 무서움을 뼈저리게 느꼈으니 중국 정부가 항상 강조하는 대로 선제적인 움직임을 취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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