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 총수 국감 출석, 올해도 논란

입력 2006-09-23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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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정무위, 대기업 사장단도 증인 신청 봇물

다음달 11일 시작되는 국정감사를 앞두고 재벌총수들의 증인출석에 대해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특히 재계의 리더격인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최근 체류중인 미국 현지에서 "국감에 증인으로 나설 수도 있다"라고 말해 재벌총수들의 국감출석이 다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올 국감에서는 국회 정무위원회를 중심으로 재벌총수를 비롯한 국내 대기업 총수 및 사장들에 대해 무더기 증인신청이 이뤄져 증인채택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 국감출석 증인 누가 거론되나

공정거래위원회와 금융감독위원회 등을 피감기관으로 두고 있는 국회 정무위원회(위원장 박병석)는 지난 21일 국감 증인채택 문제를 놓고 전체회의를 열었다.

한나라당은 대한생명 인수과정에서 로비의혹이 있다며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을 증인으로 신청했고 또 현대차 그룹 부당내부거래건에 대해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을 증인으로 신청했다.

정 회장은 국회 법사위 소속의 민주노동당 노회찬 의원이 현대차 비자금 사건과 관련해서도 증인신청을 해 이중고를 겪게 됐다.

또 한나라당 고진화 의원은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과 박세홍 대우건설 대표도 대우건설 매각과 관련해 증인신청을 해 놓은 상태이다.

하지만 여당인 열린우리당은 재벌 총수의 증인채택을 자제하겠다는 뜻을 내비쳐 전체회의에 한나라당 소속 의원들이 불참하는 등 파행을 겪고 있다.

정무위 소속 여야 의원들은 SK텔레콤 김신배, KTF 조영주, LG텔레콤 정일재 사장 등 이동통신 3사 사장을 공정위에 대한 국감 증인으로 채택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국회 정무위 한나라당 소속 의원실 관계자는 "이통사들의 통신요금 담합 ,근절되지 않는 불법보조금 지급, 외국에 비해 비싼 휴대전화 요금 문제 등을 집중 추궁하기 위해서 증인채택 여부를 고심 중이다"고 말했다.

또 한나라당 진수희 의원은 국내 정유사들의 유가 폭리에 대한 감사를 하기 위해 SK(주) 신헌철 사장과 GS칼텍스의 명영식 사장, S-Oil 투바이엡 대표이사, 현대오일뱅크 서영태 사장 등 국내 주요 정유사 사장단을 증인으로 신청했다.

진수희 의원실 관계자는 "현재 시행 중인 유가모니터링제도의 허구성을 파헤치고 정유사들이 허위고시를 하는 이유,

그리고 허위고시로 인한 정유사들의 폭리를 알아보려고 한다"며 "이를 위해 4대 정유사 사장단과 석유협회, 주유소협회 관계자들을 증인으로 신청했다"고 설명했다.

◆ 출석여부는 증인들이 결정

이처럼 한나라당을 중심으로 재계 인사들의 증인신청이 이어지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증인채택뿐만 아니라 출석여부도 미지수다.

여당이 재벌 총수나 대기업 사장단이 국감증인으로 채택되면 업무차질과 함께 해당기업의 사기가 저하된다며 야당을 설득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여당 내에서도 최근 김근태 열린우리당 의장이 재계에 일자리 창출과 투자활성화 등의 내용이 담긴 '뉴딜'을 제안한 마당에 재벌총수의 증인채택은 올바르지 못하다는 기류가 형성되고 있다.

또 증인으로 채택된다고 하더라도 본인들이 업무상의 이유 등을 들면서 불참하는 사례도 있어 실제로 증언대에 올라설 지는 국감이 시작되는 내달 11일 이후에 결정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내달 2일까지 최종적으로 증인채택을 해야 하기 때문에 금주 중으로 정무위 전체회의나 여야 간사간의 합의 등의 방법을 통해 다시 한 번 증인채택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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