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스마트폰산업 입체분석]기술은 프리미엄 가격은 절반… 4.2초에 4만대 판매

입력 2014-10-13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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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제품 신흥시장 잠식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의 기세가 심상치 않다. 중국 업체들은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을 중심으로 자국을 넘어 베트남,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및 인도 등 신흥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다. 스마트폰 시장이 보급형 중저가 제품 중심으로 재편되는 틈새를 정확하게 파고든 중국 업체들은 우수한 기능과 합리적 가격을 무기로 세계 스마트폰 시장 공략을 가속화하고 있다.

◇중국 스마트폰산업, 축적된 기술력·정부 지원 급성장 =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의 성장은 합리적 가격뿐 아니라 탄탄한 기술력에 기반하고 있다. 여기에 축적된 제조 역량 및 정부의 적극적 지원이 맞물리면서 스마트폰 산업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세계 최대 휴대폰 생산기지인 중국은 2000년대 초부터 글로벌 스마트폰 업체들의 주요 제품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을 통해 스마트폰 제조 및 기술력을 축적해 왔다. 산업연구원이 내놓은 ‘중국 스마트폰산업의 글로벌 도약 전망과 시사점’에 따르면 중국의 스마트폰용 부품은 4~5개월(품질테스트 8~9개월)이면 거의 모든 분야에서 개발이 가능할 정도로 연구개발(R&D) 속도가 빠른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중국 스마트폰 산업은 통신장비, PC 등 경쟁력이 높은 연관 IT분야와 결합돼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중국 주요 스마트폰 업체 가운데 화웨이와 ZTE는 세계적인 통신장비 업체이며 레노버는 글로벌 PC 업체, TCL과 하이센스는 중국의 대표적인 LCD TV 업체다. 기존 업체들의 기술력에 지난 10여년간 타사의 스마트폰을 제조하면서 습득한 제조 및 기술 역량을 더해 중급 수준의 중저가 모델을 시장에 내놓고 있는 것이다.

정부 지원도 적극적이다. 중국은 4G, 차세대 이동통신 분야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정부 및 기업이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중국은 지난 2010년 독자 기술인 3G TD-SCDMA 개발로 성장 계기를 마련한 이후 TD-LTE를 개발하고 표준을 획득하는 등 4G 기술 및 시장주도를 위해 투자를 늘리고 있다.

중국 정부는 차세대 이동통신 및 단말 분야에 대한 지원 정책을 마련,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중국 3대 이동통신사 역시 오는 2015년까지 4G 기지국(LTE-FDD 포함) 약 140만개를 구축하고 TD-LTE 네트워크에 3644억 위안(약 63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자국 발판 성장한 중국, 세계 시장 진출 본격화 = 중국 업체들은 이제 세계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중저가 모델뿐 아니라 프리미엄 모델까지 제품 라인업을 확대하며 세계 시장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다. 자국을 포함한 신흥 시장에서 중저가 스마트폰으로 성장 가능성을 확인한 만큼, 이제는 품질과 수익성을 높인 프리미엄 제품으로 세계 시장의 지배력을 확대하겠다는 전략이다.

화웨이, 레노버, 쿨패드, ZTE 등 메이저 업체는 물론 샤오미, 오포, BBK 등 중견·중소 업체들까지 경쟁에 가세하며 중국 기업들의 공세는 본격화되고 있다.

화웨이는 지난달 30일 스마트폰 ‘X3’를 출시하며 중국 업체로는 처음으로 국내 시장에 발을 들였다. 국내 이동통신사 LG유플러스의 알뜰폰 자회사인 미디어로그를 통해 판매되는 X3는 세계 시장에서 ‘아너6’로 판매 중인 5인치 프리미엄 스마트폰이다.

X3는 화웨이 자체 설계 기린920 옥타코어 프로세서, 2GB 램, 16GB 내장 메모리가 탑재됐다. 가격은 삼성전자와 LG전자 스마트폰 가격의 절반 수준인 52만8000원이다.

레노버는 올해 1월 모토로라 모빌리티를 인수하면서 제조 역량을 강화함과 동시에 글로벌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했다. 레노버는 올 하반기를 이끌 전략 모델로 ‘바이브X2’와 ‘바이브Z2’를 선보인다. 국내 시장에는 KT의 알뜰폰 자회사 KTIS를 통해 스마트폰을 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브X2는 5인치 풀HD 해상도 디스플레이, 미디어텍 옥타코어 프로세서, 2GB 램, 32GB 내장메모리가 탑재됐고 바이브Z2는 5.5인치 HD 해상도 디스플레이, 퀄컴 스냅드래곤800 프로세서, 2GB 램 등이 적용됐다. 높은 사양 대비 제품 가격은 각각 399달러(약 42만원), 429달러(약 46만원)로, 가격경쟁력을 높였다.

샤오미는 올해 2월 출시한 스마트폰 ‘홍미1S’을 통해 자국은 물론 인도 시장을 휩쓸고 있다. 4.7인치 스마트폰 홍미1S는 스냅드래곤400 프로세서, 1GB 램, 8GB 내장 메모리 등이 탑재됐다. 지난달 초 인도 시장에 출시된 홍미1S는 고급 사양을 탑재했음에도 가격이 99달러(약 10만원)에 불과해 인도 시장에서 4.2초 만에 4만대를 판매하는 등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또한 샤오미는 올해 2월 싱가포르에 진출하며 글로벌화를 본격화했다.

오포와 BBK, 지오니 등 중소 업체들도 기존 모방 전략에서 차별화 전략으로 방향을 선회, 고기능과 가격경쟁력을 모두 갖춘 스마트폰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중국 업체의 성장은 시장점유율에서 고스란히 드러난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에 따르면 지난 7월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레노버에 처음으로 1위 자리를 내주며 3위로 밀려났다. 8월에는 순위가 한 단계 더 하락한 4위에 그쳤다. 세계 시장에서도 입지가 좁아지는 형국이다. 지난해 8월 세계 스마트폰 시장의 43.7%를 점유했던 삼성전자와 애플은 올해 8월 점유율이 33.7%까지 하락한 반면 같은 기간 레노버, 화웨이, 샤오미, ZTE 등 중국 메이저 4대 업체 점유율은 13.0%에서 25%로 두 배가량 확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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