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 취약국 개혁ㆍ獨 경제회생 이바지할 것 촉구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ECB의 추가 조치에도 역내 물가가 움직이지 않으면 미국과 일본처럼 국채까지 매입할 수 있음을 강력히 시사했다고 9일(현지시간) 주요 외신들이 보도했다.
이날 국제통화기금(IMF)ㆍ세계은행 연차 총회에 참석하고자 워싱턴DC를 방문한 드라기 총재는 브루킹스 연구소가 주최한 회동에 참석해 독일이 유로 경제 촉진을 위해 더 움직이도록 촉구했다. 또 유로 취약국 정부들에게 개혁에 박차를 가할 것을 압박했다.
드라기 총재는 “ECB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비통상적 개입의 규모와 구성을 바꿀 준비가 돼 있다”며 “유로은행 재무 구조가 완연히 개선돼 내년 초에는 여신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 독일이 유로 경제 회생에 더 이바지해야 한다는 점도 우회적으로 강조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 같은 드라기 총재의 발언은 “ECB가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Fed)와 일본은행처럼 국채를 사들이는 ‘양적완화’를 수행할 수 있다는 것을 강력히 시사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드라기 총재는 “재정 여력이 제한된 유로국은 세금을 늘리고 지출도 성장 진화적으로 변화시켜야 한다”며 “재정에 여유가 있는 나라도 상황에 맞게 세금정책과 재정을 운용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나라의 이름을 거론하지는 않았으나 외신들은 독일을 겨냥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마켓워치는 “드라기 총재가 디플레 견제 결의를 거듭 과시했으나 정작 시장이 기대하는 ECB의 새로운 조치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었다”고 꼬집었다.
한편 베를린을 방문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에바 코파츠 폴란드 총리와의 회담 후 “독일 경제 전만이 전반적으로 어두워져 이를 타개하려는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며 독일 경제 둔화를 저지하기 위한 정책 전환에 대해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