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자 대화 박차고 떠난 반올림… 삼성은 가족위 제안 모두 수용, 보상 논의 ‘속도’

입력 2014-10-08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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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위원장에 김지형 전 대법관 임명 합의…‘보상ㆍ사과ㆍ예방’ 논의

▲삼성전자와 가족대책위원회가 반올림이 참여하지 않은 채 직업병 보상 관련 조정위원회 구성 및 보상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사진은 삼성전자 백수현(왼쪽) 커뮤니케이션팀 전무와 반올림 협상단 대표 황상기씨. (연합뉴스)
반올림(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이 참여하지 않은 채 삼성전자와 ‘삼성직업병가족대책위원회’가 제3의 조정위원회 설립 및 보상 관련 논의를 진행한다. 삼성전자와 가족위는 김지형(사법연수원 11기) 전 대법관의 조정위원장 임명을 합의하고 향후 조정위 구성과 보상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삼성전자와 가족위, 반올림은 8일 오후 2시 서울 강남구 건설회관에서 9차 대화를 재개했다. 이날 대화 시작 전 반올림이 ‘중립성’을 이유로 조정위 구성을 반대하면서 협상의 난항이 예상됐다.

결국 1시 40분께 시작된 대화는 2시간여 만에 종료됐다. 삼성전자와 가족위는 이날 대화에서 조정위 구성 관련 내용을 반올림 측에 전달하고 조정위원장과 조정위원 선출 방식 등을 논의할 예정이었다.

반올림 측은 “삼성전자가 사과와 보상 및 재발방지책 등에 대한 논의가 아닌, 반올림과 합의하지 않은 조정위 구성 관련 논의를 진행했고, 조정위를 통해 대화하겠다고 밝혔다”고 말했다. 반올림이 조정위 참여 자체를 반대하고 있는 만큼, 더 이상 대화가 진행될 수 없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이날 대화에서 김 전 대법관 조정위원장 임명 및 조정위원장 추천 2인 조정위원 구성 등 가족위의 제안을 모두 수용했다.

삼성전자 측은 “이날 협상에 앞서 가족위와 3차례에 걸쳐 조정위 구성과 관련한 실무협의를 진행했다”면서 “가족위의 입장을 최대한 존중하고 이 문제를 신속하게 해결해야 한다는 판단에 따라 회사의 입장을 고집하거나 별도의 의견을 제시하지 않고 가족위 제안을 그대로 수용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가족위는 1차 실무협의에서 조정위원장 후보 5명을 제시했고, 삼성전자는 2차 실무협의에서 이와 별도로 회사 추천 후보 2명을 제안했다. 이후 가족위는 2차 실무협의 직후 가족위 추천 후보 가운데 한 명인 김 전 대법관을 조정위원장 최종 후보로 제안했다. 이후 3차 실무협의에서 결론을 내지 못한 삼성전자는 이날 최종적으로 가족위의 제안을 수용하기로 결정했다.

삼성전자와 가족위는 향후 수시로 실무협의를 갖고 조정위 구성과 운영방안 등을 구체화할 계획이다. 우선 가족위가 김 전 대법관에 조정위원장 수락 의사를 최종 확인하고, 김 전 대법관이 위촉을 정식으로 수락하면 위원장이 조정위원 후보 2명을 추천하는 방식으로 조정위가 구성된다. 특히 조정위는 보상뿐 아니라 사과 및 예방 관련 논의도 진행할 예정이다.

아울러 삼성전자는 반올림의 조정위 체제 참여를 강조했다. 삼성전자 측은 “이날 협상에서 반올림 측은 조정위 논의 자체를 거부하며 기존 의제만을 고집하다가 협상장을 떠났다”며 “반올림도 언제든 조정위 체제에 참여해 이 문제를 함께 풀어가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3일 열린 7차 대화부터 반올림은 삼성전자의 선보상안을 수용한 가족대책위와 나머지 피해자 가족 2인 등 두 개의 협상 채널로 나뉘어 삼성전자와 대화를 진행했다. 가족대책위는 삼성전자의 선보상안을 받아들인 김은경, 송창호, 유영종, 이선원, 정애정, 정희수씨 등 6명으로 구성됐고, 반올림은 황상기, 김시녀씨 등 나머지 2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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