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의존도 줄이고 신기술 개발 매진…中 현지법인 설립 등 해외공략 본격화
박홍진 엘티에스 대표의 눈은 최근 해외시장을 향해 쏠려 있다. 기존 고객사인 국내 디스플레이 대기업들의 투자가 줄면서 레이저 응용장비 업체인 엘티에스의 매출에도 한계를 느끼고 있어서다. 이제는 대기업들이 아닌, 해외시장의 새로운 고객들을 발굴하는 것이 박 대표의 우선 과제다.
박 대표는 “기존 레이저 응용기기 사업 분야가 국내 디스플레이와 태양광 시장에 국한돼, 주요 고객사인 대기업들의 장비 투자가 줄면 매출이 떨어지게 된다”며 “올해부터 대기업들의 매출 의존도를 줄이는 한편, 해외시장과 신규 고객을 발굴해 매출을 늘려가고 있다”고 말했다.
2003년 설립된 엘티에스는 디스플레이, 터치 센서, 강화유리 커팅, 2차전지 등 다양한 산업군에 적용 가능한 레이저 응용장비를 제조하는 회사다. 주력제품인 아몰레드 셀 실링(AMOLED Laser Frit Cell Sealing M/C) 장비를 2006년 아몰레드 공정 최초로 국산 상용화했고, 현재 아몰레드 패널 시장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다. 이 같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엘티에스는 2012년 중소기업청의 ‘월드클래스300’ 기업으로 선정되며, 국내 대표 레이저 응용기기 업체로서의 위치를 공고히 하고 있다.
하지만 박 대표가 언급한 대로 대기업 투자가 지연되거나 축소되면서 엘티에스의 실적도 2년간 적자를 면치 못했다. 하지만 박 대표의 자신감은 여전하다. 위기 상황이지만 내실을 기하며 재도약을 준비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박 대표는 “적자가 났던 지난 2년간 구조조정보다는 신규채용을 늘리고 교육 투자를 늘리고 있다”며 “올해까지는 매출이 크게 증가하진 않겠지만, 향후 2~3년 내에는 급격한 매출 증대에 성공할 것으로 자신한다”고 언급했다.
해외시장 공략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국내 대기업 의존도를 줄이는 한편, 신흥고객 확보로 매출을 늘리기 위해서다. 특히 아몰레드와 초고화질(UHD)로 디스플레이 시장이 급속히 확대되고 있는 중국에는 2012년 현지 법인을 설립하며 직접 영업에 나서고 있다. 대만도 아몰레드 장비 발주가 본격화되고 있어 엘티에스가 공략해야 할 대상 중 하나다.
박 대표는 “이미 오래 전부터 대만, 중국, 일본시장 개척을 위해 꾸준히 투자를 해왔고, 올 1분기부터 조금씩 성과가 나타나고 있는 상황”이라며 “중단기적으론 중국과 대만을 중심으로 나갈 생각이고, 인도 등 신흥시장 진출을 위해 시장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박 대표의 자신감은 우수한 기술력이 바탕이 됐다. 엘티에스는 기업부설연구소를 운영하고 있으며, 60여명의 연구인력을 보유하고 있다. 박 대표는 “매년 매출의 많은 부분을 기술부문에 재투자해 80여건의 국내외 특허를 갖고 있다”며 “특정 분야에 집중돼 있는 현재의 레이저 응용기술이 다양한 분야로 확대될 수 있도록 기술개발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 최근에는 스마트폰 내부에 장착하는 안테나인 ‘인테나(Intenna)’ 신기술 개발에 성공하기도 했다. 올해 생산라인을 구축해 이미 1차 협력사에 공급하고 있다. 박 대표는 “여러 고객사들로부터 기술개발 요청이 쇄도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일부 고객사에선 신뢰성 평가까지 완료해 제품 적용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또 장기적으로 스마트폰에 그치지 않고 자동차 산업에도 진출할 예정”이라며 “내년에는 매출에도 상당한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많은 중견기업들이 겪는 애로 중 하나인 인력문제는 엘티에스에게도 고민일 수밖에 없다. 박 대표는 “레이저 전문기업이란 전문성을 인정받고 있음에도, 기업 인지도가 부족해 전문인력을 확보하는 데 많은 어려움이 있다”며 “인력의 대부분은 산학연 클러스터를 통해 졸업 전의 우수 인력을 검증하거나, 지역 연고의 인재들을 채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인력의 중요성을 알고 있는 만큼, 박 대표의 경영철학도 ‘사람’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는 “어떤 결과를 만들어내기 위해선 사람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이에 엘티에서의 창업이념도 ‘환희 웃는 사람들’로 지었고, 소통을 위해 임직원들에게 매번 ‘솔직한 자세’를 강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엘티에스는 중기청의 월드클래스300 선정기업으로, 다양한 기술개발 지원을 받고 있다. 정부 지원을 받는 기업인 만큼, 중견기업 육성에 대한 정책적인 부분에서도 할 얘기가 많다. 박 대표는 “중견기업으로 들어서면 중소기업에서 받았던 지원이 줄어드는 만큼, 규제보다는 추가적인 지원을 통해 우량기업으로 설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여러 정책을 통해 이런 부분이 줄고는 있지만, 아직까지 중견기업 진입에 난색을 표명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대기업과의 관계에 대해서도 ‘뼈 있는 충고’를 던졌다. 그는 “대기업들이 일부 시장에 진입하면서 한정된 분야의 경쟁이 가속화되고 레이저 장비 시장의 둔화를 가져왔다고 생각한다”며 “중소·중견기업의 발전을 위해서는 일정 부분 사업 진출은 자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