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주요 증시는 2일(현지시간) 급락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의 경기부양책에 대한 실망이 커졌고, 유가 하락과 함께 정유주가 약세를 면치 못했다.
영국 런던증시 FTSE100지수는 1.69% 하락한 6446.39를 기록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증시 DAX30지수는 1.99% 빠진 9195.68에, 프랑스 파리증시 CAC40지수는 2.81% 급락한 4242.67에 마감했다.
범유럽 스톡스600지수는 오후 4시 30분 현재 2.2% 빠진 332.64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4월 이후 최저치다.
ECB는 이날 정례금융통화정책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행 0.05%로 동결했다. 예금금리는 마이너스(-)0.20%, 한계대출금리는 0.30%로 각각 유지했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회의 이후 기자회견에서 앞으로 최소 2년간 자산을 매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유로존(유로화 사용 18국)의 디플레이션 방지와 경제 성장을 위해 이달 커버드본드(covered bond)를 사들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현 분기에 ‘BBB-’ 등급 아래의 자산유동화증권(ABS) 매입을 시작할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이날 ECB가 공개한 부양책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반응을 내놨다.
피터 가니 삭소뱅크 주식투자 부문 책임자는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드라기는 시장이 예상했던 ‘빅 바주카’를 꺼내지 않았다”면서 “투자심리는 이미 지표 부진과 함께 약화했으며, 디플레이션 압력 또한 커지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금융주가 약세를 주도했다.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가 2.6% 하락했고, 바클레이스는 2.8% 빠졌다. 우니크레디트는 5% 가까이 하락했다.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가 17개월 만에 처음으로 90달러선 밑으로 떨어지면서 정유주가 큰 폭 하락했다. 로열더치쉘의 주가는 2.2% 빠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