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승예 자본시장부 기자
최근 만난 한 중소형 증권사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NCR 규제 완화에 대해 숨통이 트였다며 기뻐했다. NCR 규제는 불합리한 산출체계로 증권사들에게 필요 이상의 자본 확보를 강요해 불합리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일단은 금융당국이 업계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행동에 나섰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하지만 금융당국이 내놓은 개편 내용 중에서는 사실 현장에서 적용받을 수 없는 기준도 포함되어 있다.
금융당국은 영업용순자본 확보에 대한 부담을 완화시켜주기 위해 NCR를 산정하는 구성요소 중 기업신용공여 영업용순자본 차감 기준을 합리화하겠다고 밝혔다.
현행 NCR는 기업에 대한 3개월 이상 대출을 영업용순자본에서 전액 차감해 반영하고 있다. 이같은 규정이 NCR를 급격히 떨어뜨려 IB업무 활성화에 지장을 준다는 업계의 목소리를 반영한 것이다.
이에 따라 일반기업 대출의 경우 현재는 3개월 이상 기업대출을 영업용순자본에서 전액 차감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1년을 초과하는 대출에 대해서만 적용하는 걸로 완화했다. 잔존 만기 3개월~1년인 대출은 영업용순자본에서 차감하지 않고 위험값을 다르게 적용해 신용위험으로 반영된다.
문제는 일반기업의 대출 만기가 보통 5년 이상이라는 점이다. 그렇다면 전액 차감 기준을 3개월에서 1년으로 연장해주는 것이 실질적으로 아무 의미가 없는 셈이다.
정책 결정자들이 조금만 더 실무자들의 이야기를 듣고 실제 업무를 파악했다면 이렇게 무의미한 기준을 내놓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