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통법 시행 첫날, 용산 전자상가서 판매점 등 애로 청취
최성준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이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에 따른 보조금 지급이 지나치게 낮다고 지적했다. 또 대리점에서 고가 요금제를 유도할 개연성이 높고, 위약금에 대한 소비자 불만도 많은 것 같다며 시정을 요구했다.
최 위원장은 단통법 시행 첫날인 1일 서울 용산구 전자상가를 방문해 현장을 둘러보고 판매점의 애로사항을 들었다.
◇"보조금 너무 적다. 올려라" = 그는 현장순시 이후 이통통신3사 임원들과 유통·판매대리점 상인 대표들과 함께 다양한 논의를 했다.
최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이통사들이 단통법 시행 첫날 지급한 보조금이 지나치게 낮은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는 “단통법 시행되면 보조금이 오히려 더 줄어드는 게 아니냐라는 소비자의 불만을 많이 들었다”며 “시행 첫날 이통사들이 보조금을 너무 적게 측정한 것 같아 소비자의 불만이 현실화될까 우려스렵다”고 말했다.
최 위원장은 또 번호이동 등에 따른 위약금 제도가 더 다양해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단통법이 시행되면서 기존에 불법보조금으로 가려져 있던 위약금이 투명하게 공개됐다”면서도 “하지만 3개월 이내로 번호이동을 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위약금을 일괄적인 비율로 물리는 것은 문제”라고 말했다. 사용 기간별로 위약금을 차등화해야한다는 것이다.
최 위원장은 ‘요금할인제’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요금할인제는 약정 요금제에 12%의 할인율을 일괄적으로 적용하는 제도이다. 문제는 이를 일괄적으로 적용할 경우 고가 요금제와 저가 요금제의 할인가격 차이가 지나치게 커질 수 있다.
그는 “요금할인제에 대한 요율은 3개월마다 미래부가 다시 정한다”면서 “이통사 역시 고가요금제, 저가요금제 사용자를 차별하지 않을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해 달라”고 강조했다.
◇단통법 추진력 잃으면 후폭풍 엄청날 것 = 이날 자리에 참석한 이통3사 임원들은 단통법 시행 첫날인 만큼 보수적으로 접근할 수밖에 없었다고 입을 모았다.
이통3사 관계자들은 “단통법 시행 첫날이라 보조금 책정을 보수적으로 접근할 수 밖에 없었다”면서 “정책이 어느정도 안착되면, 더 많은 소비자가 보조금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위약금 제도를 다양화하는 문제에 대해서도 조만간 새로운 위약금 정책을 낼 것이라고도 밝혔다.
한편 각사 대리점 대표들은 단통법이 빨리 정착할 수 있게 노력해 달라고 방통위원장에게 당부했다.
윤기영 SK텔레콤 대리점 대표는 “새로운 제도가 시행되면 소비자들 역시 보수적으로 접근하기 때문에 영업점이 어려워지는 것은 사실”이라며 “그러나 소모적인 경쟁이 줄어든다는 점에서 정착만 된다면, 궁극적으로는 영업하기 더 좋은 환경이 될 것이라 본다”고 말했다.
이들은 특히 온라인에서 자행되는 불법보조금 경쟁을 철저히 단속해 달라고 거듭 당부했다. 실제로 불법보조금 경쟁이 극에 달했을 때 수많은 오프라인 영업점이 문을 닫았다.
박대희 LG유플러스 대리점 대표는 “불법보조금을 지급한 사람이 있어도 이에 대한 제재조치가 명확하지 않은 것 같다”면서 “철저한 조사와 제재조치가 있다는 신호를 시장에 꾸준히 주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최 위원장은 “지금까지 온라인 단속을 잘못한 것은 사실”이라며 “내년부터 불법보조금을 단속하는 인원을 대폭 충원할 계획이니 지켜봐달라”고 답했다.
이어 “새로운 제도가 익숙하지 않은 건 소비자도 영업소도 마찬가지”라면서 “조금만 익숙해지면, 건강한 휴대폰 유통 생태계에서 모두가 더 높은 이익을 누릴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