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만 요우커, 증시 지형 바꾼다]‘電車’ 밀어낸 인해전술

입력 2014-10-01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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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中 관광객 430만명… 5년후엔 1000만 전망아모레 올 2분기 영업익 68.7% 증가… 황제주 등극2018년 관광 지출 25조… 韓 내수증시 긍정적 효과

요우커(遊客,중국인 관광객)가 몰려오고 있다. 지난해 한국을 방문한 중국인 관광객은 430만명을 기록해 2012년(280만명) 보다 53% 증가했다. 올해 7월까지 중국인 336만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5.8% 증가했다. 올해 중국인 관광객은 무난히 600만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5년 후인 2018년에는 중국인 관광객이 10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요우커는 한국 소비주의 잃어버린 성장을 예고하며 국내 증시에도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 대형 수출주가 이끌던 증시 판도를 바꾸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일시적으로 끝나지 않고 오히려 이제 시작이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중국인들의 소득이 증가하면서 해외여행 수요 뿐만 아니라 한국 제품에 대한 수요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아모레퍼시픽 황제주 등극…요우커 관련 소비주 '질주'

지난 8월 13일 아모레퍼시픽의 주가는 사상 처음으로 200만원을 돌파했다. 이로써 국내 주식시장에서 200만원대 주가를 기록한 황제주는 2개(롯데칠성·롯데제과)에서 3개로 늘었다.

아모레퍼시픽의 황제주 등극은 중국 소비자를 기반으로 한 실적 호조에 따른 결과다. 지난 2분기 아모레퍼시픽은 금융투자업계의 기대를 훌쩍 웃도는 깜짝실적을 발표했다. 아모레퍼시픽의 올해 2분기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21% 증가한 9667억원, 영업이익은 68.7% 상승한 1501억원을 기록했다.

아모레퍼시픽의 주가 고공행진은 중국 모멘텀 덕분이다. 요우커의 증가로 국내 면세점 매출이 늘고 있고, 중국 현지에서의 화장품 판매가 호조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조현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국내 면세점에서 아모레퍼시픽 제품을 구매하는 중국인들이 크게 늘면서 성장을 이끌었다"며 "2분기 중국 법인 포함 중국인 매출 비중은 25.9%로 1분기 20.6%와 비교해도 크게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금융투자업계는 현재 200만원을 크게 웃도는 액수를 목표주가로 제시하고 있다. 따라서 아모레퍼시픽이 조만간 '1등 황제주'로 올라서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제기된다. 삼성증권은 아모레퍼시픽의 목표주가를 193만2000원에서 264만원으로 올려잡았다. 하이투자증권은 260만원, 신한금융투자는 240만원을 제시했다.

조 연구원은 “국내 면세점 중국인 구매액 증가와 중국 법인 성장에 힘입어 향후 3년간 연평균 매출액 성장률이 16.8%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모레퍼시픽을 포함해 요우커 관련 소비주의 주가 상승률 역시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요우커 관련주로 분류된 코스피 19개, 코스닥 12개 등 31개 종목의 지난해 말과 올해 9월 첫째주까지 주가를 비교한 결과, 평균 51.0%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가 2011.34에서 2034.16으로 1.1%, 코스닥 지수가 499.99에서 573.70으로 12.8% 오른 점을 감안하면 괄목할만한 성장세다.

요우커 관련주 가운데 가장 많이 오른 종목은 화장품업체인 한국화장품으로 1465원에서 6560원으로 무려 347.8%나 급등했다. 이어 화장품업체인 코리아나가 1350원에서 3590원으로 165.9%, 매니지먼트사인 키이스트가 1220원에서 2915원으로 138.9%, ‘황제주’로 등극한 아모레퍼시픽이 100만원에서 211만원으로 111.1%, 화장품업체인 한국콜마가 2만7300원에서 5만5300원으로 102.6% 올라 상승률 5위까지를 차지했다.(지면 반영일 기준 종가 재측정 예정)

◇2018년 요우커 1000만 시대…25조원 시장 열린다

국내 중시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중인 요우커는 해가 갈수록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2008년 116만명이던 중국인 관광객은 지난해 430만명을 기록했다. 올해 7월까지는 336만명을 기록해 전년동기대비 45.8% 늘었다. 특히 지난 7월은 전체 외래 관광객(135만명) 가운데 중국인(69만명)이 51.1%를 차지해 사상 처음으로 절반을 넘어섰다.

최근에는 중추절(9월 6∼8일), 인천 아시안게임(19일∼10월 4일), 국경절(10월 1∼9일) 등 중국의 황금 연휴와 대형 관광 이벤트까지 겹쳐 올해 중국인 관광객은 600만명을 무난히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5년 후인 2018년에는 중국인 관광객 1000만명 시대를 맞을 것으로 전망된다. 홍콩의 중국 여행객 규제, 중·일 대립구도 강화, 중국 내 신한류 열풍의 수혜가 강력한 촉매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증권 전종규 연구원은 "향후 5년간 중국인 관광객은 연간 20% 이상의 증가세를 나타내며 2018년부터 1000만 요우커 시대가 개막될 것"이 "당분간 중국인의 한국 인바운드 붐을 이끄는 동력은 강하게 유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중국인 관광객 붐은 부진에 빠진 한국 내수시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인 광관객의 구매력은 글로벌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다. 부동산 가격 상승과 가파른 소득증가에 따른 부의 효과(Wealth effect), 상대적으로 낮은 해외소비 규제, 소황제세대(인구 팽창을 억제하기 위한 중국 정부의 정책으로 1979년 이후 각 가정에서 독자로 태어나 황제처럼 자라온 세대)의 이연 소비 때문이다.

실제 요우커 증가로 지난 7월 방한 외국인 관광 수입은 16억1590달러(약1조648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4.0% 늘어난 것으로, 월간 관광 수입이 16억 달러를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오는 2018년 요우커 1000만명을 돌파하게 되면 1000만명에 달하는 소비성향이 높은 새로운 소비자가 유입돼 약 250억 달러(25조5000억원)에 달하는 소비지출 창출 효과가 동반될 것으로 전망된다.

오두균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소비 수준 향상 본격화로 방한 중국인 관광객은 꾸준히 증가할 것"이라며 "요우커 증가에 따른 중장기적 수혜주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 확대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여성소비·순수여행 밸류체인 주목

이같은 요우커의 급증은 한국 소비주의 잃어버렸던 성장을 예고하고 있다. 전종규 삼성증권 연구원은 "향후 5년간 중국인 광광개 수혜주가 차이나 플레이를 주도하게 될 것"이라며 "2011년 이후 중국 관련 소비주의 주가 상승률이 일반 소비주를 압도하기 시작했고, 이같은 트렌드는 향후 5년간 더욱 강화되고 품목별로 확산되어 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주목해야 할 것은 여성관련 소비주다. 중국 여행객의 한국 쇼핑리스크는 여성 소비시장의 강화를 대변하고 있다. 기존 중국 여행객의 쇼핑 동선은 주로 공항면세점, 대형할인점, 전통시장과 같이 비교적 단순한 라인으로 연결돼 있었으나 최근에는 서울 시내면세점, 명동, 백화점, 동대문과 같이 쇼핑 동선이 다변화 되고 있다.

소비품목도 다양화 되고 있다. 지난 2008년 중국 여행객 쇼핑품목 톱5는 화장품·향수(36.9%), 의류(32.7%), 식료품(27.6%), 인삼·한약재(26.2%), 담배(22%) 였으나 지난해 톱5는 화장품·향수(73.1%), 식료품(32.7%), 인삼·한약재(18.9%), 신발류(13.5%)로 나타났다. 중국의 강력한 여성소비 파워를 대변하는 결과다.

이에 따른 투자기회는 여성소비 밸류체인, 순수여행·레저 밸류체인 등이다. 전문가들은 각각 밸류체인에 대한 유망종목으로 아모레퍼시픽·호텔신라·신세계인터내셔날·리홈쿠첸, 모두투어·파라다이스·AK홀딩스·한질칼 등을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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