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기업, 동남아시아로 생산기지 이전 박차

입력 2014-09-29 17:30수정 2014-09-30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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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콘 등 라오스 중남부에 새 둥지 틀어…중국과의 갈등 속에 영향력 확대 의도

일본 기업들이 동남아시아로 생산기지 이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8일(현지시간) 일본 8개 기업이 최근에 라오스 중남부 메콩강 연안에 있는 도시인 사반나케트에서 회사를 운영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이들 기업 중에는 카메라 렌즈를 생산하는 니콘을 비롯해 토요타자동차 부품 생산 하청업체 등이 포함됐다고 WSJ는 전했다.

라오스는 소규모의 엘리트 공산주의자들이 운영하는 인구 700만명의 가난한 국가다. 중국은 라오스 최대 원조 국가이자 광산과 수력발전 등에서 가장 큰 투자자이기 때문에 영향력이 컸다.

신문은 일본이 동남아시아에서 중국에 맞서 영향력을 확대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사반나케트 외곽의 일부 산업단지도 일본 자금을 바탕으로 한 마스터플랜의 일부분이다. 이 계획에는 메콩강을 통해 태국과 잇는 다리를 건설하고 베트남 국경 고속도로를 확장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니콘 라오스의 현지 책임자인 야마모토 히로시는 “라오스는 우리의 물류망 중심이 될 가능성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동남아 국가에서도 일본은 활발한 지원 및 투자 활동을 벌이고 있다. 일본은 지난 2012년 베트남에 17억 달러(약 1조8000억원)를 원조했다. 이는 당시 일본 대외원조 가운데 최대 규모이며 전년보다 66% 이상 늘어난 수치다. 일본은 또 캄보디아 미얀마 라오스 등 중국의 전통적인 동맹국들에도 원조를 확대하고 있다고 WSJ는 덧붙였다.

이는 지난 2012년 댜오위다오(일본명 센카쿠) 영유권 갈등으로 일본과 중국의 관계가 악화된 가운데 나온 움직임이라는 평가다.

데이비드 포터 일본 난잔대 교수는 “확실히 일본의 동남아 지원에서 주요 고려사항은 차이나 리스크를 헤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의 한 관리도 “우리는 현지 산업을 육성해 이들 나라가 중국에 덜 의존적이 되기를 바라고 있다”며 이런 관점을 인정했다.

일본의 움직임은 1980~1990년대 태국에서 이미 펼쳤던 전략을 자체 모방한 것이다. 태국의 외국인투자의 3분의 2 이상을 일본이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태국 최저임금도 2년 전에 비해 40% 이상 오르고 일손 부족 현상이 만연하면서 일본은 중국은 물론 태국보다도 인건비가 저렴한 라오스와 캄보디아 등 다른 동남아 국가로도 눈을 돌리고 있다고 신문은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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