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대남기구 조국평화통일위원회는 26일 박근혜 대통령의 유엔총회 기조연설을 “북남관계를 파국으로 몰아넣는 도발행위”라고 거칠게 비난했다. 이에 정부는 강한 유감을 드러냈다.
조평통은 이날 오후 성명을 내고 “집권자가 직접 유엔 무대에서 극악한 망발질을 해댄 것은 처음”이라며 “박근혜의 이번 악담은 자기의 흉악한 본심을 드러내고 우리와의 정면 대결을 선포한 것”이라고 밝혔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전했다.
성명은 박 대통령이 기조연설에서 북핵문제와 인권문제를 거론한 것과 관련 “우리 존엄과 체제에 대한 정면도전이며 가뜩이나 위태로운 남북관계를 완전히 파국으로 몰아넣는 극히 위험천만한 도발행위”라고 비난했다.
또 박 대통령이 제시한 DMZ(비무장지대) ‘세계생태평화공원’ 구상에 대해 “북남 사이의 첨예한 군사정치적 대결상태를 해소하지 않고 어떻게 분계선지역에 평화공원을 건설할 수 있겠느냐”며 10·4선언에서 합의한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 설치 문제부터 이행하라고 촉구했다.
박 대통령이 독일 통일을 언급한 것에 대해선 “괴뢰패당이 흡수통일에 환장이 돼 대결과 전쟁을 바란다면 우리는 우리 방식으로 조국통일의 최후승리를 이룩할 수밖에 없고 그러한 만단의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앞서 박근혜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각)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69차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북한 핵 포기와 북한 인권문제 해결을 촉구하고 유엔 등 국제사회의 한반도 통일을 위한 지지를 강력히 호소했다.
북한이 박근혜 대통령의 유엔총회 기조연설에 대해 북한이 원색적으로 비난한 데 대해 정부는 이날 통일부 대변인 논평을 통해 “우리 국가 원수에 대한 입에 담지 못할 인신공격과 몰상식한 비방·중상에 대해 강력한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또 ”비난성명에 대해 일일히 대응할 가치를 느끼지 못한다”면서 “북한은 왜 국제사회가 한목소리로 북한 인권문제와 핵문제 해결을 촉구하는지 돌아보고 현 시점에서 응당 무엇을 해야 할지 스스로 성찰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