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노조가 다음주 파업에 나설 전망이어서 중공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24일 당초 오는 26일까지 실시하기로 한 쟁위행위 찬반투표를 무기한 연장했다.
현대중공업 노조 관계자는 “노조의 총회는 조합원의 의견을 묻는 정당한 절차인데 회사에서 투표를 방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비조합원들인 관리자가 정당한 노조활동을 방해하는 것은 명백한 부당노동행위”라며 “이 때문에 쟁위행위 찬반투표가 원만하게 마무리될까지 투표 기간을 연장을 하기로 한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중공업 노조가 투표의 무기한 연장을 선언하면서 사실상 파업 수순에 들어간 것으로 업계는 해석하고 있다.
중앙노동위원회는 지난 15일 현대중공업 노조의 노동쟁의 조정신청에 대한 조정연장 결정을 내렸다. 이에 따라 현대중공업 노사는 25일까지 추가교섭을 벌여야 한다. 그러나 사실상 추가 교섭이 중단된 상황이어서 중노위가 25일 조정중지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크다. 중노위가 조정중지 결정을 내리면 현대중공업 노조는 26일부터 합법 파업에 나설 수 있다.
업계에서는 현대중공업 노조가 이르면 다음주에 본격 파업에 나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에 따라 삼성중공업, 한진중공업 등 아직 노조 측과 교섭을 타결하지 못한 업체들이 긴장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노조가 파업에 나서면서 이들 노조의 임금교섭도 난항을 겪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한진중공업은 통상 여름 휴가 이전에 단체교섭을 마무리했다. 그러나 올해는 상여금의 통상임금 포함과 관련해 노사의 이견이 커 아직까지 타결하지 못하고 있다. 한진중공업 노조 관계자는 “사측은 법원의 판결을 기다리자는 입장이고 노조는 통상임금의 즉시 확대를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중공업도 현대중공업 만큼 노사 간 대립이 격렬하다. 삼성중공업 노동자협의회 이영준 위원장은 지난 19일 협의회 회원들의 불신임을 받아 사퇴했다. 이 위원장은 사측의 제시안을 두고 회원 찬반 투표를 벌였지만 68.6%가 반대표를 던져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에 따라 삼성중공업의 노사 간 협의는 더 난항을 겪게 됐으며 이들이 현대중공업 노조처럼 전면 파업에 나설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