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갑 현대중공업 사장(오른쪾)이 24일 오전 울산 본사 해양사업부 출입문에서 출근하는 직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사진제공=현대중공업)
특히 이날은 새벽부터 비가 내렸다. 권 사장은 우비를 입은 채 직원들에게 일일이 악수를 청했다. 반갑게 인사를 나누는 직원도 있었으나 권 사장의 인사를 크게 개의치 않은 직원도 있었다는 것이 현장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권 사장이 이처럼 이틀째 직원들의 출근길을 지킨 것은 현대중공업이 노조의 파업 위기에 놓였기 때문이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23일 오후 5시부터 조합원을 대상으로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개시했다. 이번 투표는 26일까지 진행하며 현재 분위기로는 가결이 유력한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현대중공업 노조가 파업에 나서면 1994년 이후 20년 만이다.
권 사장의 진심이 통할 것이란 전망도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 권 사장은 지난 15일 취임한 직후 노조 사무실을 찾아갈 정도로 노조와의 소통을 중시하고 있다.
그는 또 23일에는 ‘임직원에게 드리는 글’을 통해 “회사가 가족 여러분의 마음을 얻지 못하게 되었다면 그것은 회사의 잘못이며, 책임”이라며 “진심으로 여러분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먼저 드린다”고 강조했다.
권 사장은 “회사는 이익을 내서 최고의 대우, 최고의 직장으로 일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데, 최근 회사 사정이 좋지 않아 여러분께 실망을 드렸다”며 “회사가 책임을 다할 수 있도록 시간과 기회를 주시기 바란다”고 털어놨다. 이어 “모든 이해관계를 내려놓고 회사를 위한 길이 무엇인지만 다시 한번 생각해달라”고 거듭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