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뮤지컬계, 구원투수 나선 대형 재연작 ‘시카고’·‘레베카’·‘지킬앤하이드’

입력 2014-09-19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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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초연 당시 호평을 이끈 뮤지컬 '레베카'(사진=EMK뮤지컬컴퍼니)

대중에게 인기를 검증 받은 작품이 뮤지컬계 구원 투수로 나섰다.

경제 불황과 사회적 분위기 침체에 휩싸인 최근 국내 상황으로 인해 뮤지컬 공연 관객이 크게 감소했다. 작품 투자 역시 난항을 겪으며 주요 대형 제작사마저 경영상의 열악함을 토로했다. 이런 가운데 과거 높은 인기를 얻은 대형 뮤지컬들이 속속 재연돼 불황의 늪에 빠진 뮤지컬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뮤지컬 ‘시카고’, ‘레베카’, ‘지킬 앤 하이드’ 등이 그 대표적 예다.

2000년 국내 관객과 처음 만난 ‘시카고’는 올해까지 10번의 프로덕션이 꾸려져 최정원, 인순이, 아이비, 옥주현, 이하늬 등의 스타가 거쳐간 화제의 흥행작품이다. 1920년대 미국 시카고의 시대 배경을 바탕으로 재즈와 살인이 교차하는 소재로 쇼뮤지컬의 진수를 펼쳐낸다.

‘시카고’ 제작사 신시컴퍼니 정소애 기획실장은 “‘시카고’는 대형 뮤지컬 중에서도 유독 셋업 기간도 짧고 메커니즘 유지비용이 적게 드는 실용적인 작품이다”며 “‘시카고’는 그간의 10번째 시즌 동안 한 번도 적자인 적이 없었으며, 객석 점유율도 평균적으로 80% 내외는 항상 유지하는 작품이다. 신시컴퍼니가 재정적으로 어려울 때마다 큰 도움이 된 작품”이라고 밝혔다.

이어 정 실장은 “배우의 이름값에 작품이 묻어가는 기현상이 지배적인 국내 뮤지컬계에서 ‘시카고’의 활약은 대단한 스타배우가 나오지 않고도 작품의 완성도가 높으면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라고 말했다.

▲국내에서 2000년 초연 이후 10번째 프로덕션이 꾸려진 흥행 뮤지컬 '시카고'(사진=신시컴퍼니)

초연을 통해 쌓은 관객 신뢰를 바탕으로 돌아온 ‘레베카’도 약진을 거듭하고 있다. 2013년 초연 당시 제7회 더뮤지컬어워즈 5개 부문 수상을 거머쥔 바 있는 ‘레베카’는 올해 역시 공연예매사이트 인터파크 기준 지난 8월 16일부터 9월 15일까지 한 달 간 예매순위 2위를 기록하고 있을 정도로 흥행몰이를 하고 있다. 이번 ‘레베카’는 극의 절정을 이루는 장면에서 더욱 실감 나는 화염 장치를 이용했고, 지난해 초연 멤버인 오만석, 옥주현, 신영숙은 물론 민영기, 엄기준, 리사 등이 새롭게 합류해 극을 풍성케 했다.

주연 배우의 ‘흥행 파워’라는 말과 탄생시키며 흥행사를 새롭게 쓴 오디뮤지컬컴퍼니의 ‘지킬 앤 하이드’도 오는 11월 개막을 앞두고 작품 완성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오디뮤지컬컴퍼니의 신춘수 프로듀서는 “많은 뮤지컬 작품들이 쏟아져 나오는 국내 뮤지컬 시장에서 이번 준비 작업은 10주년이라는 기념비적인 공연을 무대에 올리는 것이었기 때문에, 이전 준비 과정보다 스스로에게 더 엄격한 작업이었다”고 전했다.

이처럼 대중적 인기와 작품성을 검증받은 대형 뮤지컬은 그 자체로 브랜드 파워를 지녀 긴 생명력을 잉태한다. 한편 뮤지컬 전문가들은 단순한 재공연에 그치는 국내 뮤지컬 토양을 지적하기도 한다. 순천향대 신문방송학과 원종원 교수는 “뮤지컬이 발달한 미국의 토니시상식에는 리메이크상이 따로 있을 정도다. 그만큼 재공연에 상응하는 업그레이드를 이룩하고자 애쓴다. 이에 반해 짧은 공연 기간이 주를 이루는 국내 공연 시장에서는 새롭게 작품 각색하는 등 실험성을 더하는 것에 몸을 사린다. 수익 창출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다. 공연의 특장점 중 하나인 리메이크가 무시돼 아쉬운 지점이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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