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적성 검사에 역사에세이… 하반기 채용 키워드는 ‘인문학’

입력 2014-09-18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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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용규모는 예년과 비슷…한국사 객관식 문제에 에세이까지 준비해야

지난 8월 스타트를 끊었던 2014 대기업 하반기 채용이 9월 들어 절정에 올랐다. 공채 규모는 예년과 비슷한 수준이지만 기업에 꼭 필요한 인재를 찾기 위한 채용 방식은 바뀌었다. 바로 ‘스펙 타파’와 ‘인문학 중시’다.

◇하반기 공채,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 재계에서는 올해 대기업 하반기 채용규모가 작년과 비슷하거나 소폭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매출액 기준 상위 3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4 신규채용 계획 조사에 따르면 대졸 신규채용 규모는 ‘작년과 비슷하다’는 응답이 58.3%, ‘작년보다 감소한다’ 28.6%, ‘작년보다 증가한다’ 13.1%였다. 채용규모를 줄인다고 밝힌 기업들은 해당 업종의 경기악화와 회사내부 상황 악화 등을 주요 이유로 꼽았다. 하지만 주요 그룹들은 청년실업 해결과 내수 활성화 등을 위해 작년 수준을 유지하거나 조금이라도 더 뽑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취업준비생들이 가장 큰 관심을 보이고 있는 삼성그룹은 올 하반기 약 5000명의 신입사원을 채용할 계획이다. 지난해 상하반기를 통틀어 모두 약 9000명의 대졸 신입사원을 뽑았던 삼성은 올 상반기 3500명 정도를 이미 채용했고 여기에 하반기 5000여명을 더하면 작년에 비해 500명 가량이 줄었다.

재계는 삼성 금융계열사 일부가 구조조정 중이라 신입사원을 아예 채용하지 않고, 실적이 좋지 않은 계열사들도 공채를 줄인 것을 감안하면 평년 수준과 비슷하거나 약간 웃도는 수치라고 평가한다.

지난 8월 말 하반기 공채를 가장 먼저 시작했던 현대자동차 그룹은 하반기 3430명을 채용할 계획이다. 이미 상반기에만 5310명을 채용했고, 하반기 수치를 더하면 지난해 보다 220명 늘어난 8740명을 뽑게 된다.

LG그룹은 하반기에 약 2000명을 채용한다. 작년 하반기(3000명) 보다 1000여명 줄어지만 상반기(1500명) 보다는 500명 늘었다. 지난해 총 5500명을 뽑았던 LG는 올해 3500명에 그칠 것으로 추산된다.

이밖에 포스코 3400명, GS그룹 1600명, SK그룹 1000명, 롯데그룹 1300명, 한화그룹 500여명, CJ그룹 900명, 신세계그룹 200명을 선발한다.

◇채용 키워드는 ‘인문학’ = 하반기 공채는 ‘인문학’에서 당락이 갈릴 것으로 보인다. 대부분의 주요 그룹이 ‘스펙’보다는 역사와 한자 등 인문학적 소양을 묻는 문제를 늘리기로 했기 때문이다.

가장 두드러지는 건 필기시험에 한국사 비중을 늘린 것이다. 포스코그룹은 한국사 관련 자격증을 가진 사람에게 가산점을 주기로 했고, 직무역량 평가 때 역사 에세이도 반영키로 했다. 현대차도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인ㆍ적성검사(HMAT)에서 역사 에세이를 출제키로 확정했다.

삼성 역시 역사에 대한 중요도를 높힌 것으로 알려졌다. 10월 12일 실시될 SSAT(직무적성평가)에서 역사와 인문학적 소양, 사회 전반에 대한 이해가 없이는 풀기 어려운 문제가 다수 출제될 것으로 전해진다. GS그룹과 CJ그룹도 지난해부터 필기시험에 한국사를 포함시켰고 한국사에 대한 기본 지식을 객관식으로 출제한다.

인문학 전도사를 자처한 정용진 부회장의 지시에 따라 신세계그룹은 인문학적 소양을 갖추고 통찰력 인재를 선발하기 위해 색다른 공채시험을 도입했다.

대기업의 열린 채용 방식도 눈길을 끈다. SK그룹(22일 마감)은 취업준비생을 위해 지난 17∼18일 ‘SK 탤런트페스티벌’을 진행했다. 상담과 함께 프레젠테이션(PT)에서 합격한 지원자에게는 공채 시 가산점을 준다.

롯데그룹은 불합격자에게 면접전형별 평가 결과를 알려주는 프로그램을 최초로 도입해 수험생들의 편의를 도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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