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나라, “평범함을 연기하는 게 가장 큰 과제였다” [스타 인터뷰]

입력 2014-09-13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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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종영한 MBC 수목드라마 ‘운명처럼 널 사랑해’는 시작보다 마지막이 빛났다. 불과 6.6%의 시청률로 시작한 이 드라마는 마지막 회인 20회에서 10.5%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퇴장했다. 동시간대 방영된 드라마 모두 쟁쟁했다. KBS 2TV에서는 배우 이준기-남상미 주연의 ‘조선 총잡이’가, SBS에서는 배우 조인성-공효진이 주인공으로 출연한 ‘괜찮아 사랑이야’가 방송됐다.

미약한 시청률로 출발해 두 자릿수 시청률로 막을 내린 ‘운명처럼 널 사랑해’의 중심에는 배우 장나라가 있다. 대한민국의 평범녀를 연기한 장나라는 배우 장혁의 과장스러운 캐릭터에 조화롭게 스며들어 시청자의 대공감을 불러일으켰다. 그는 여리지만 단단하고, 허술한 면모 뒤에 똘똘함을 지닌, 외유내강의 사랑스러운 여주인공 김미영 역에 완벽하게 녹아들었다.

12일 오후 서울 홍대의 한 카페에서 만난 장나라는 “생각보다 시청률이 안 나왔다고 하시는 분들이 많다.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촬영장 막내까지 웃을 수 있는 현장에서 촬영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감사하다”며 ‘운명처럼 널 사랑해’ 종영 소감을 밝혔다.

드라마에서 대한민국 평범녀 김미영 역을 연기한 장나라는 촬영 초반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고 전했다. “평범하다는 게 말로는 쉬운데 표현이 정말 어려워요. 자칫하면 보통 여성과 너무 동떨어진 모습을 연기하고 있을까봐 걱정이 많았어요. 여성캐릭터가 감정을 제대로 걸고 진행하지 않으면 극 진행에 어려움이 많거든요. 평범녀라는 캐릭터를 잡고 갈 때 연기하는 게 정말 어려웠어요. 하지만 그만큼 도움도 많이 됐죠. 덕분에 나만의 생각이 아닌 연출 스태프와 시청자 모두의 입장에서 생각하면서 캐릭터를 연구할 수 있었거든요.”

평범함을 연기하는 게 가장 큰 과제였다는 장나라는 “눈으로 글을 보는 것과 입으로 읽는 것, 그리고 그걸 연기하는 건 천지차이다”며 “연기를 기술로 뚫고 나가기보다 미영이라는 캐릭터를 사랑하고 공감하려 노력했다”고 그간의 노력을 설명했다. 사실, 김미영이라는 캐릭터는 마냥 공감하기에 너무나 비현실적으로 착한 캐릭터다. 극 초반부터 후반까지 미영이의 감정이 버거웠다는 장나라는 “처음엔 미영이가 너무 착해서 버거웠고, 나중에는 이건(장혁 분)이 유전병 때문에 미영을 계속 내치는 상황이 반복돼 심적으로 지치고 힘들었다”고 힘들었던 연기 과정을 밝혔다.

판타지에 가까운, 비현실적인 김미영의 캐릭터는 장나라가 이 작품을 선택한 계기가 되기도 했다. “‘운명처럼 널 사랑해’의 미영이라는 캐릭터가 비현실적이라고 말하지만, 찾아보면 주위에 이런 캐릭터는 분명히 있어요. 현실에서 우리는 미영이를 일컬어 바보 같고 멍청하다고 하죠. 어느 순간 착하고 선한 게 덕이 아닌 세상이 됐어요. 이게 과연 그 친구가 바보여서일까요, 아니면 세상이 잘못된 걸까요. 착한 친구들이 사람들에게 손가락질 당하고 하대 받지 않는, 당당한 판타지를 만들고 싶었어요.”

착하고 어딘가 허술하지만 사랑스러운, 즉 자신이 가장 잘할 수 있는 역만 골라 한다는 지적을 간혹 받긴 하지만 장나라는 전혀 개의치 않는다. 작품을 선택할 때 예전 캐릭터와 얼마나 겹치는 지 여부를 따지지 않는 편이라는 장나라는 “비슷한 캐릭터라 하더라도 그 안에서의 작은 몸부림은 항상 있다. 무언가를 다르게 표현하기 위해. 그리고 사실 손바닥 뒤집듯이 지금과 전혀 다른 캐릭터가 많이 들어오지도 않는다”며 “조금씩 천천히 변화하면서 완전히 다른 걸 하게 될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연기에 구분을 두지 않으려는 편”이라고 자신의 연기 스타일을 밝혔다.

“작품을 할 때마다 더 잘 했으면 좋겠어요. 뜻대로 잘 안 되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 해내고 싶어지죠. 계속 성장하고 자라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운명처럼 널 사랑해’로 그는 연기의 스펙트럼이 넓어졌다. 한없이 착한 직장인, 사랑에 빠진 여자, 아기를 잃은 엄마를 이 작품을 통해 다양한 감정으로 연기해낸 그다. 그는 연기 면에 있어 한 뼘은 훌쩍 컸다. 그의 바람대로 그는 김미영 역을 통해 완벽한 연기 성장을 이뤄냈으니 말이다.

사진=장세영 기자 photothi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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