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서술형평가 대비… 표현력 먼저 기르고 글쓰기 훈련해야
초등학교 4학년, 6학년 자녀를 둔 주부 김은정(39)씨는 아이들의 영어시험지를 볼 때마다 깜짝 놀란다. 배점과 난이도가 높은 서술형 평가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김씨는 “학부모들은 선택형 문항에 익숙한 세대라 그런지 이런 문제를 보면 자연스럽게 사교육에 의지하게 된다”고 털어놨다.
서울시교육청은 객관식과 주관식의 비율을 7대 3으로 권장하고 있고, 경기도교육청은 올해부터 서술형 평가의 비중을 전체 45%까지 출제하도록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학70%까지 서술형으로 출제하는 학교도 있다.
학부모조차 당황하는 서술형 평가, 어떻게 대비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일까? 영어교육 전문기업 윤선생은 “지식을 체계적으로 조직하는 ‘생각의 지도’를 만들 수 있는 능력이 서술형 평가에서 좋은 점수를 받는 지름길”이라고 조언한다.
△다독으로 표현력 기르기
먼저 다독을 통해 영어 단어와 문장 구조에 익숙해지고, 본인이 말하고 쓸 내용에 대한 지식을 습득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때 단어와 문장은 본인의 수준에 맞춰 학습해야 한다. 예를 들어 초등학교 4학년은 5~6단어 정도로 구성된 문장을 학습하는 것이 좋다. 단어 수준은 교과서에 나오는 단어 정도면 된다. 초등학생의 경우 어렵다고 느끼면 쉽게 좌절감에 빠질 수 있으니 수준에 맞는 학습이 우선돼야 한다.
△생각을 모아주는 ‘생각지도(Idea Map)’ 활용
다독으로 내용 지식과 언어 능력을 다진 후에는 자기가 생각한 내용을 조리 있게 표현하기 위해 ‘생각지도(Idea Map)’를 그려 보는 훈련이 필요하다. 가장 자주 쓰이는 스퀘어맵(Square Map), 특정 주제에 대해 묘사하거나 설명하는 바퀴 모양의 휠맵(Wheel Map), 여러 대상의 유사점과 차이점을 비교 또는 대조할 때는 일종의 벤 다이어그램인 링맵(Ring Map), 원인과 결과를 설명할 때는 화살 모양의 애로우맵(Arrow Map)을 사용할 수 있다. 나뭇가지 모양의 브랜치맵(Branch Map)을 사용하면 여러 가지 내용을 구분 또는 분류하기 쉬우며, 체인맵(Chain Map)은 next, then, finally, now 등의 단어를 적절히 활용해 시간 흐름에 따른 사건 전개를 설명하는 데 적합하다.
△짧은 문장부터 시작하는 글쓰기 훈련
처음부터 긴 글을 쓰는 것은 어렵다. 어린 학습자의 경우 좋은 문장을 골라 따라 써보면서 문장구조를 익히는 것이 중요하다. 이후 빈칸 채우기 연습이 이어지면 좋다. 문장에서 중요한 단어가 빈칸으로 놓이고 주어진 단어를 문장의 시제와 인칭에 맞게 변형해 채우는 연습을 하면 문법이 자연스레 익혀진다. 문장 수준의 글쓰기 다음에는 두세 문장으로 이뤄진 짧은 글쓰기를 한다. 두 문장에서 세 문장으로, 다음엔 다섯 문장으로 문장 수를 늘리면서 에세이 수준의 글쓰기로 발전하면 막막하던 글쓰기가 차츰 나아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특히 가장 고난이도 유형인 주장하는 글(argumentative essay)을 쓸 때는 먼저 주장을 제시하고 주장의 근거를 부연 설명으로 붙이면 안정적인 글을 완성할 수 있다.
△출제 경향 파악하기
학교 시험은 교육과정의 수준을 벗어나지 않는다. 서술형 평가 대비를 위한 마지막 과정은 출제 경향을 파악해 목적에 맞는 훈련을 하는 것이다. 교육과정에서 다루는 내용이나 주제, 글 유형에 대해 파악하고 그에 맞는 훈련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훈련은 반복학습을 필요로 한다. 시중에 나온 참고서로 공부할 때 교과과정을 반영한 교재를 선택해 다양한 사례로 반복학습을 하면 실전에서 당황하지 않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이보영 윤선생 평가연구팀장은 “경기도 한 초등학교는 서술형 평가로만 시험을 출제할 정도로 갈수록 서술형 평가 비중이 늘어나고 있다”며 “서술형 평가는 지식이 아니라 역량을 중요하게 보는 21세기 교육 목표가 문항의 형태로 구현된 것이어서 잘 준비하면 창의적, 비판적 사고능력과 이를 통한 소통과 협업에 능한 글로벌 리더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