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너스클럽]대륙서도 통한 빙그레 ‘노란우유’

입력 2014-09-02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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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나나맛우유’ 2008년 첫 中진출… 작년 매출 150억 폭발적 성장

빙그레 바나나맛 우유가 올해로 출시 40주년을 맞았다. 1974년 6월 출시된 빙그레 바나나맛 우유는 대한민국 국민이면 누구나 추억을 가지고 있을 만큼 삶 속에서 함께해 온 장수 브랜드다.

현재 빙그레 바나나맛 우유는 가공우유 시장에서 80%의 시장점유율로 연간 약 1500억원어치나 팔리는 독보적인 제품으로 성장해 왔다.

개수로 환산하면 하루 평균 약 80만개, 1년에 약 2억5000만개가 팔리고 있다. 국민 한 사람당 5개를 마신 꼴이다. 무게로 환산하면 50만톤을 넘는다. 12톤 트럭 4만2000대에 육박하는 분량이다.

빙그레 바나나맛 우유는 중국 시장에서 새로운 신화를 준비하고 있다. 빙그레 바나나맛 우유의 중국 매출은 2010년 7억원에서 2013년 150억원으로 20배나 늘었고 중국 상하이 지역에선 빙그레 바나나맛 우유 시장점유율이 지난해 말 73.1%를 차지했다.

2위인 중국 우유업체 ‘멍니우유업(Mengniu)’ 제품은 16.4%에 불과하다. 동부 대도시 지역 20~30대 여성 직장인이 퇴근시간대 한 번에 10개 이상의 바나나맛 우유를 구입하는 풍경도 나온다.

바나나맛 우유가 중국에 처음 들어간 것은 지난 2008년으로 당시 중국은 흰 우유 시장 자체가 적고 그중에서도 가공유 시장은 거의 형성되지 않은 시점이다.

이에 빙그레는 ‘역발상 접근법’으로 시장을 개척해 나갔다. 우선 편의점 중심의 유통망을 구성했다. 초기에는 단지 모양으로 소량 수출했기 때문에 짧은 유통기한에 따른 냉장온도 유지가 중요했고 주로 백화점에 입점했다. 그러나 유통기한을 늘린 멸균팩 포장으로 바꾸면서 소비자에 대한 노출빈도를 최대한 높이는 것에 집중했다. 편의점은 소득 수준에 상관없이 남녀노소 누구나 접근이 가능한 유통 채널로 소비자 노출을 극대화할 수 있었다.

반면 편의점을 유통채널로 선택한 빙그레는 ‘가격’에 대해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다. 중국산 유제품들이 대체로 4위안(약 700원)인 데 비해 빙그레 바나나맛 우유는 8.5위안(약 1400원)으로 2배 이상 비쌌다. 마진 구조와 운송비, 높은 원유 함량(80%)이 원인이었다. 그러나 빙그레는 식품의 핵심 요소인 ‘맛’에서 확실한 경쟁 우위를 확보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박중원 해외사업 관리팀 부장은 “원유 함유량을 낮추면 가격을 인하할 수 있지만 그보다는 오히려 원유 비중을 높여 맛에서 경쟁력을 확보하자고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빙그레는 로손, 패밀리마트, 세븐일레븐 등의 편의점과 접촉, 로손에 초기 50박스를 입점하는 데 성공했다. 그런데 불과 일주일 만에 100박스, 그 다음주 1000박스 등 주문 물량이 급속도로 늘어갔다.

이에 처음에 시큰둥하던 패밀리마트와 세븐일레븐에도 납품을 하게 되었고 생산이 주문을 따라 가지 못해 결국 같은 해 5월 생산설비를 늘리기로 결정했다. 특히 바나나맛 우유의 성공에 현지 로컬 업체들은 앞다퉈 비슷한 제품을 내놓고 있다. 종류만 100개가 넘는다.

박중원 부장은 “주문이 늘었지만 현지 생산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며 “중국인들이 유제품을 찾지 않는 이유는 자국에서 생산되는 제품들의 안전성에 대한 신뢰가 높지 않고 한국에서 온 믿을 수 있는 식품이란 점을 지속적으로 마케팅에 활용할 예정이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바나나맛 우유의 성공은 3~4년간 철저한 준비 끝에 이루어낸 성과다. 우선 국내에 들어오는 관광객들이 들리는 주요 루트(서울역 롯데마트, 제주도 주요 관광지 등)에 중국어로 ‘한국의 1등 바나나맛 우유’라는 광고를 노출시켜 인지도를 높였다.

중국 관광객은 바나나맛 우유를 마시고 인증샷을 찍어 자신의 SNS에 올리기 시작했다. 귀국한 관광객을 중심으로 SNS를 통해 입소문이 퍼지기 시작했고 관광가이드북에 ‘꼭 먹어봐야 할 한국음식’으로 소개되기도 했다.

또한 철저한 시장조사를 통해 주된 구매 계층이 20~30대 여성 직장인들로 근무하다가 출출해지는 오후 시간대에 동료들과 함께 퇴근하면서 사들고 들어가 한 번에 몇 개씩 마시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파악했다. 이에 신청을 받아 선정된 사람의 사무실을 깜짝 방문해 제품을 대량으로 전달해 주는 오피스 어택 이벤트와 오프라인 주요 매장의 시식행사를 지속적으로 펼쳤다.

빙그레 관계자는 “새로운 시장의 개척, 타깃 고객에 맞는 유통 채널의 선택, 현지 고객을 이해하기 위한 노력, 기존 강점의 활용 등이 성공 요인이다”며 “한국의 정서와 향수가 녹아 있는 국민 브랜드 바나나맛 우유가 앞으로 중국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중국의 국민 브랜드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빙그레는 중국 현지인들이 ‘바나나맛우유’를 경험하도록 사무실을 깜짝 방문해 제품을 대량으로 전달해 주는 오피스 어택 이벤트와 오프라인 주요 매장의 시식행사를 펼쳐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 (사진=빙그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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