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날개다나…목동·상계동 등 최대 수혜

입력 2014-09-01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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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재정비 사업 규제를 대거 풀면서 앞으로 도심내 재건축·재개발 사업이 활성화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재건축 연한 단축, 안전진단 기준 완화 등은 실제 재건축 사업 추진에 있어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 재건축 가능시기 2∼10년 빨라져…사업 속도낼 듯

정부가 재건축 연한을 현행보다 최대 10년 단축하면서 이르면 내년 1∼2월쯤 재건축을 희망하는 아파트는 준공일로부터 30년만 지나면 사업 추진이 가능하게 됐다.

지금까지 서울은 1990년 이전에 지어진 아파트는 재건축 연한이 시가 정한 별도 산식(=22+(준공연도-1982)×2)에 따라 30∼40년이 적용돼 1980년대 후반∼1990년대 지어진 아파트의 재건축이 쉽지 않았다.

1985년 이전에 지어진 아파트는 이미 재건축 연한이 도래해 당장이라도 사업추진이 가능하지만, 1986∼1990년에 건설된 아파트는 불과 1∼5년 뒤에 지어졌다는 이유로 2016∼2028년에나 재건축이 가능했다.

그러나 정부가 재건축 연한을 일괄적으로 최대 30년으로 완화하기로 하면서 이들 단지의 재건축 시기가 종전보다 2∼10년까지 앞당겨진다.

1987년과 1998년에 준공된 단지의 경우 종전 서울시 기준으로는 2019년, 2022년부터 재건축이 가능했지만 앞으로는 각각 2년, 4년 앞당겨진 2017년, 2018년부터 재건축이 가능하다.

또 1990년, 1991년에 지어진 아파트는 종전에는 2028년, 2031년에 재건축을 할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연한이 2020년, 2021년으로 각각 8년, 10년이 줄어든다.

국토부에 따르면 이번 재건축 연한 단축으로 당장 수혜를 입게 된 단지는 1987년부터 1990년 준공 단지로 서울지역의 경우 총 18만8천가구에 이른다.

이들 아파트는 배관이 낡고 지하 주차공간이 없어 주민들이 생활에 큰 불편을 겪어 왔지만 재건축 연한이 도래하지 않아 사업 착수도 못한 상태다.

정부는 재건축 연한 단축뿐만 아니라 주차장이 없고 층간소음이 심하거나 배관 등이 낡아 주민 생활이 불편한 단지는 안전진단 통과를 쉽게 해준다는 방침이어서 이런 단지의 재건축 추진이 쉬워질 것으로 보고 있다.

1991년 이후 건설된 아파트도 재건축 연한이 현재 일괄 40년(서울기준)에서 이번에 30년으로 완화돼 10년씩 줄어들게 된다. 분당·일산 등 1기 신도시 아파트들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이들 아파트 가운데 당장 재건축을 추진하는 단지는 많지 않을 전망이다.

특히 1991년 이후 건설된 아파트는 주차장법 개정으로 주차장을 확보한 곳이 많아 안전진단 등을 통과하기가 상대적으로 쉽지 않아 보인다.

◇ 목동 신시가지·상계 주공 등 직접 수혜…사업성이 관건

부동산 업계는 이번 연한 단축과 안전진단 규제 완화로 서울 양천구 목동 신시가지 아파트 1∼14단지 2만6천629가구가 가장 혜택을 볼 것으로 내다봤다.

목동 아파트단지는 1985년 말부터 1988년 말까지 준공한 아파트로 5층 이하의 저층과 15층 이하의 고층 아파트가 혼합돼 있다.

용적률이 단지별로 110∼160%대로 낮은 편이고, 양천구 등이 재건축 기본계획도 수립해놓은 상태여서 앞으로 재건축 관련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될 전망이다.

부동산114 함영진 리서치센터장은 "목동이 경우 서울시가 재건축 관련 종합정비계획을 준비중인 것으로 안다"며 "이번 재건축 연한 단축이 맞물리면서 집값 상승 등에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목동의 W공인 대표는 "강남권의 5층 이하 저층 아파트를 제외하고는 목동 신시가지 단지가 용적률이 가장 낮고 입지여건도 뛰어나 연한 단축으로 재건축 논의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그러나 규모가 워낙 커 재건축 사업이 본격화되기에는 시간이 적지 않게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노원구에서는 상계동 주공 1∼16단지 3만여가구가 1988년에 건설됐다. 상계 주공은 용적률이 160% 안팎으로 법정 상한(250∼300%)에 비해서는 여유가 있지만 수익성 문제로 재건축과 리모델링이 함께 검토될 것으로 보인다.

노원구 하계 건영·벽산·미성·극동·우성 등의 개별 아파트 단지는 1988∼1989년, 마포구 성산 시영(3천700가구) 아파트는 1986년 6월에 준공돼 이번 연한 단축의 혜택을 보게 됐다.

강남권에서는 송파구 문정동 올림픽훼밀리 아파트(4천494가구, 1988년 말),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선수기자촌(5천540가구, 1989년 1월), 문정시영(1천396가구, 1989년 3월), 삼풍(2천390가구, 1988년 4월) 등이 수혜 대상으로 꼽힌다.

그러나 용적률이 200% 내외인 단지는 재건축 연한이 완화되더라도 사업성 문제로 재건축 추진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사실상 1대 1 재건축이거나 일반분양분이 거의 없어 조합원의 추가부담금이 크기 때문이다.

이미 재건축을 추진중인 강남구 개포 주공2단지, 송파구 가락 시영, 강동구 고덕지구 등도 일반분양분이 나오는 5층 이하의 저층 아파트임에도 불구하고 추가부담금이 당초 예상보다 높아지면서 사업 추진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연한 단축 등으로 재건축 사업이 빨라졌다는 점에서 기대감은 줄 수 있으나 대부분의 단지는 실제 사업추진까지 시간이 오래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재건축 규제 완화의 혜택이 결과적으로 강남권 재건축 추진 단지에 집중된다는 점에서 '강남 특혜' 의혹도 제기하고 있다.

재건축 연한 단축의 대상은 비강남권 아파트가 다수를 차지하지만 안전진단 기준 완화 등으로 실제 재건축이 가능한 곳은 시세차익이 가능한 강남권 아파트가 아니냐는 것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서울에서 1987년부터 1991년에 준공한 24만8천가구의 아파트중 강남 3구 아파트는 3만7천가구로 14.8%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비강남권에 위치한다"며 "또한 용적률 200% 이상 단지는 재건축 추진이 쉽지 않아 강남 특혜라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재건축 사업 추진이 활발하게 진행되기 위해서는 현재 국회에 계류된 법안이 통과돼야 한다고 말한다.

한국주택협회 김동수 실장은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분양가 상한제 등도 폐지돼야 재건축 사업에 숨통이 트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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