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전속고발권 폐지됐지만…“적정한 형사제재 수준 무엇인지 논의해야”

입력 2014-08-27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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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련, ‘공정거래법 위반행위에 대한 바람직한 형사적 집행’ 세미나 개최

공정거래위원회의 전속고발권이 사실상 폐지됐다. 이에 공정거래법상 적정한 형사제재 수준에 대한 공개적인 논의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27일 법무법인 (유)율촌과 공동으로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 컨퍼런스 센터에서 ‘공정거래법위반행위에 대한 바람직한 형사적 집행’이라는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번 세미나는 국내 기업들이 전속고발권의 폐지로 더 강력한 형사제재가 이뤄질 것으로 우려되면서 개최됐다. 전속고발권이란 공정거래 사건의 경우, 공정위의 고발이 있어야만 검찰의 공소제기가 가능하도록 한 제도다. 앞으로 개정 법이 시행되면 감사원장이나 중소기업청장, 조달청장 등이 공정위에 고발을 요청하면 공정위는 의무적으로 검찰에 고발해야 한다.

박찬호 전경련 전무는 “2013년 공정위의 전속고발권제도가 사실상 폐지된 이후 아직까지 변화된 제도의 행사 요건과 절차 등에 관한 논의가 불충분했다”며 “경쟁법상 형사처벌 수준도 국가마다 편차가 크기 때문에 우리의 기업환경에 맞는 적정한 형사제재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에 대해서도 공개적인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세미나 개최 취지를 밝혔다.

이날 주제 발표에서는 업계 및 전문가들이 공정거래법 위반행위에 대한 바람직한 형사적 집행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나왔다.

먼저 ‘공정거래법위반행위에 대한 검찰권 행사 방향’에 대해 발표한 서봉규 서울중앙지검는 “재범 가능성이 높은 담합이나 불공정거래행위의 경우 과징금이나 시정명령만으로는 범행 동기를 차단하는데 한계가 있을 수 있다”며 “향후 검찰에서는 공정위와의 공조를 강화하고 전문성 강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공정위 김재신 경쟁정책과장은 ‘공정거래법 집행 발전방향’에 대해 발표하며 “다른 나라들과 달리 우리나라는 담합은 물론 불공정거래행위에 대해서도 형벌을 부과할 수 있다”며 “선택과 집중을 통해 지나치게 확장된 형벌 적용대상은 축소하고 경제적 폐해가 큰 행위에 대한 집행을 강화해 법집행의 효율성 및 제재의 실효성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반면 과잉 규제로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전경련 신석훈 기업정책팀장은 “우리나라 공정거래법에서는 일감 몰아주기와 같이 다른 나라 공정거래법에서 규제하지 않는 다양한 불공정거래행위 유형들에 대해 과징금을 부과하고 있다”며 “여기에 더해 형사처벌까지 확대할 경우 과잉규제가 될 수 있으므로 합리적인 제재수단 방안 모색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법무법인 율촌의 박은재 변호사는 “현재 임의조사가 원칙인 공정위 조사가 실제로 조사대상 기업의 동의 아래 적법하게 이루어지고 있는지 의문”이라며 “공정위 조사결과가 형사처벌을 위한 증거자료로 활용되는 만큼 조사과정에서의 절차적 정당성 확보를 위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송원근 전경련 경제본부장은 “오늘 세미나는 제도 운영의 두 주체라고 할 수 있는 검찰과 공정위, 규제 대상인 기업 그리고 공정거래 전문 변호사 및 연구자들이 한 자리에 모여 서로의 입장을 듣고 의견을 나누는 자리라는 점에서 더욱 큰 의미가 있다”며 “향후 공정위와 검찰의 정책결정에 기업들의 의견이 반영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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