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으로 자리 옮긴 허인철… 컨트롤타워 ‘회장실’부터 해체했다

입력 2014-08-07 17:03수정 2014-08-07 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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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 부회장 첫 작품… 책임과 권한 명확히 할 것”

이마트 사장 출신 허인철<사진> 오리온그룹 부회장의 첫 작품은 그룹의 컨트롤타워 해체였다. 지난달 오리온으로 자리를 옮긴 허 부회장은 오리온그룹의 계열사를 총괄 지휘했던 회장실을 해체하며 '책임경영'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7일 오리온은 전략·법무·감사·홍보 부문으로 구성된 회장실 폐지를 골자로 한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이번 조직개편으로 회장실의 전략부문은 오리온의 기획관리부문으로, 법무부문은 인사부문으로 각각 통합됐다. 감사부문과 홍보부문은 감사실과 홍보실로 변경됐다.

오리온그룹 회장실은 지난 2012년 중순 출범했다. 담철곤 오리온그룹 회장이 2012년 초 2심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은 직후다. 이후 20여명으로 구성된 회장실은 오리온을 비롯한 국내외 계열사를 통합 관리·지원하면서 사실상 그룹 전반을 이끄는 역할을 담당해왔다.

그러나 계열사 실무 부서의 업무와 중복되고 계열사의 책임경영이 취약해진다는 지적이 지속적으로 제기돼왔다. 이번 조직개편은 허 부회장이 주도하고, 담 회장과 이화경 부회장이 회장실 폐지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담 회장은 작년 11월 오리온 대표이사에서 사임했다. 담 회장과 이 부회장은 현재 오리온의 미등기 임원이다. 이에 따라 담 회장은 이번 조직개편을 통해 큰 틀에서 그룹을 챙기는 대신, 전문경영인을 통해 그룹 관리를 좀더 체계적으로 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허 부회장은 오리온그룹의 최고 실무자로 평가받고 있다. 담 회장은 허 부회장을 '총괄 부회장'으로 선임하며 힘을 적극 실어주고 있다. 허 부회장은 삼성물산을 거쳐 신세계에서 경영지원실 경리팀장과 재경ㆍ관리담당 임원, 그룹 경영전략실장 등을 지냈다. 이마트 영업총괄부문 대표를 역임한 이후 상근 고문직을 맡아오다 오리온으로 자리를 옮겼다.

허 부회장은 오리온 입사 이후 특정 보직을 맡지 않았다. 회사 전반을 둘러보면서 실적 회복을 위한 방안 마련에 집중했다. 한달여만에 그가 꺼낸 카드는 '조직 슬림화'와 '책임경영'. 허 부회장은 향후 그룹의 총괄 부회장 업무를 맡으며 경영 전반을 지휘하는 역할을 담당할 예정이다.

오리온그룹 관계자는 "회장실로 묶여있던 지원부서의 방만함으로 구조조정을 단행했다"면서 "홍보나 감사도 이제는 부문이 아니라 (주)오리온의 감사실, 홍보실로 명확하게 정리된 만큼, 책임과 권한을 명확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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