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종합예술실용전문학교(SAC)가교명을 바꾸기 위해 국회의원들을 상대로 고도로 전략화한 ‘투 트랙 입법로비’를 펼친 정황이 드러났다.
6일 검찰 등에 따르면 SAC의 원래 명칭은 서울종합예술직업학교로, 2003년 고용노동부의 지원을 받아 실업자 등을 교육하는 직업전문학교로 출발했다.
그러나 SAC는 2009년 교육부로부터 4년제 학사 학위를 딸 수 있는 ‘학점은행’(학점인정기관) 인가를 받고 학생 유치에 나섰다. 학교 측은 이름있는 연예인이나 업계 관계자들을 교수·강사로 초빙하고 아이돌 스타를 배출시켰다고 홍보했다.
교육부는 학점인정기관의 관리감독 업무를 국가평생교육진흥원에 위임했으나 이 진흥원의 문모(43·구속기소) 감사실장마저 SAC의 금품로비에 매수돼 사실상 SAC는 관리감독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었다.
이어 김민성(55) SAC 이사장는 SAC는 학교 이름에 붙은 ‘직업’을 떼고 4년제 정규대학처럼 보이게 하기 위한 로비에 나섰다.
SAC 겸임교수이자 옛 민주통합당의 호남권 지역위원장 출신인 장모(55)씨 등 소개로 관련 상임위원회인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던 신계륜(60) 의원을 만났다. 장씨와 신 의원을 비롯해 새정치민주연합 김재윤(49) 의원 및 전현희 전 의원 등과 함께 사모임 ‘오봉회’를 결성, 북악산 우이령길 등 곳곳으로 등산을 다니며 친분도 쌓았다.
‘오봉회’ 회원들은 관련 법 개정안이 발의된 직후인 지난해 10월께 제주도로 1박 2일 여행을 다녀오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이사장은 신 의원이 법 개정안을 발의하자 법안 통과를 위해 학점은행제 교육기관들의 협의체인 한국학점은행평생교육협의회를 통해 환노위 법안심사소위 위원들에 대한 조직적인 로비까지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봉회 및 협의회가 동시에 동원된 셈이다.
김 이사장으로부터 관련 법안이 개정되도록 도와달라는 청탁과 함께 금품을 받은 혐의를 받는 신계륜, 김재윤, 신학용 의원 3명은 곧 검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검찰은 김 이사장 측 계좌에서 법안 통과를 앞둔 특정 시기에 뭉칫돈이 빠져나간 사실을 발견했고, 김 이사장이 이 돈을 세 의원 측에 전달하는 장면이 담긴 CCTV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검찰은 김 이사장이 해당 의원들과 문자메시지를 주고받는 과정에서 금품이 오간 정황을 시사하는 내용이 담긴 증거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검찰은 오봉회 회원인 전현희 전 의원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이 모임이 결성된 계기와 의원들을 상대로 한 입법로비와의 연관성 등을 물을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