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카카오·라인 中 먹통에 손 놓은 미래부

입력 2014-08-01 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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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카카오톡과 라인을 사용할 수 없게 된지 한 달을 넘어섰다.

지난 1일 시진핑 주석의 방한 시기와 맞물려 찾아온 중국발 ‘한류 메신저’ 차단은 여전히 원인도, 서비스 재개 시기도 오리무중이다.

카카오톡을 운영하는 카카오는 물론 굴지의 네이버 역시 이번 사건 원인을 속 시원히 밝히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박근혜 정부의 IT를 책임진다는 미래창조과학부 역시도 이번 원인에 대해서는 일체 ‘함구령’을 내렸다.

양 기업과 정부가 이번 사건의 원인을 모를까? 아니다. 카카오와 라인은 그리고 정부는 중국이 고의로 국내 서비스를 차별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이들은 애둘러 “중국 측과 교섭하고 있다”, “차단 방식은 구글의 그것과 동일하다”는 식으로 이번 원인이 중국 정부에 의한 고의적 서비스 방해라는 뜻을 전한다.

왜 중국의 부당한 차별에 적극적으로 항의하지 못하는, 자국 기업이 부당한 차별을 받음에도 ‘쉬쉬’하는 다른 이유가 있는지 모를 일이지만, 국내 기업과 정부가 중국의 눈치를 살피는 일은 별로 보기 좋지는 않다.

중국 정부는 자국내 온라인 검열과 IT산업 성장을 위해 카카오톡과 라인을 차단했다는 의혹을 받아오고 있지만, 아직까지 어떠한 입장도 밝힌 적이 없다.

카카오와 라인은 비상이 걸렸다. 해외 시장 진출을 본격화하기 시작한 시기에 중국발 불통 대란이 터졌기 때문이다.

카카오보다 당장 더 난감한 건 라인이다. 라인은 국내 시장보다 해외 시장 공략을 우선 순위로 삼고, 최근 중국 맞춤 서비스까지 선보였다. 하지만 지금 라인은 중국에서 단순 메시지 전송조차 되지 않는 ‘먹통’이 됐다. 가입자 이탈이 늘어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카카오톡은 인증이나 게임 연동 서비스 등은 여전히 차단됐지만, 메시지 전송 기능만은 살아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이렇게 국내 대형 IT사의 메신저가 중국으로부터 부당한 차단을 받고 있지만, 해당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도, 그런 기업을 지켜야할 정부도 중국 앞에서 할 수 있는 일은 거의 없어 보인다.

그저 이들이 할 수 있는 일은 중국이 언제쯤 서비스 차단을 풀어 줄지, ‘일방적 통보’를 기다리는 것이 전부여서 더 안쓰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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