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예탁금 16조 돌파 … 외인 순매수액도 9개월만에 최고
대내외 여건 개선으로 국내 증시에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됨에 따라 증시에 돈이 몰리고 있다. 코스피는 연중 최고치를 연이어 경신하는 등 랠리를 지속하고 있어 추세적인 상승에 대한 기대감도 높게 나타나고 있다.
◇ 외국인 7월 순매수, 3조5000억원에 달해…9개월래 최고 = 국내증시에 대한 외국인의 시각변화가 엿보인다.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7월 한 달간 3조5000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9개월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지난 30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의 외국인 순매수 규모는 3조5500억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최고치를 기록했던 지난 4월의 2조8000억원에 비해 7000억원 넘는 수준이다. 7월 순매수 규모는 지난해 10월 4조7100억원 이후 9개월래 최고치를 보였다.
올해 들어 5월과 6월 각각 1조9500억원, 1조1200억원 순매수를 이어가며 7월 들어 매수 강도가 한층 강화되고 있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 지난 9일과 14일 이틀을 제외하고 매일 주식을 쓸어담는 모습을 보였다.
국내증시의 여건 개선이 크게 작용했다. 글로벌 유동성 효과와 내수 활성화 정책 등이 외국인의 매수 욕구를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계 자금이 다시 국내증시로 유입되며 상승 탄력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미국계 자금은 장기 투자 성향을 보이고 있는 점도 긍정적인 요인이다.
오승훈 대신증권 연구원은 “정부의 정책 효과와 은행, 건설, 철강 등의 실적 호전이 호재로 작용하고 있어 외국인은 순매수 행진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계 자금이 국내증시로 유입되는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 증시 활기에 투자자예탁금 16조 돌파…연중 최대치 = 증시 활기에 투자자예탁금이 16조원을 돌파하며 연중 최대치를 기록했다. 투자자예탁금은 일반 투자자들이 주식을 사기 위해 증권사에 일시적으로 맡겨놓은 대기자금으로 언제든지 증시에 투입될 수 있다.
3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29일 투자자예탁금은 16조784억원으로 연중 최대치에 달했다. 투자자예탁금이 16조원을 넘어선 것은 올해 1월 2일 16조132억원을 기록한 이후 처음이다. 그 동안 증시가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며 예탁금은 꾸준히 감소했다. 지난 3월 21일 13조3461억원까지 줄어들며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달 들어 투자자예탁금은 급증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22일 14조4000억원, 25일 14조7000억원, 28일에는 15조4000억원으로 늘어났고 29일 드디어 16조원을 돌파했다.
이런 배경엔 코스피가 연중 최고치를 연이어 경신하며 증시가 활기를 보이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코스피지수는 30일 2082.61에 마감하며 2100선에 바짝 다가가고 있다. 3년 만에 2060선을 넘어서며 지난 2011년 5월 기록했던 사상 최고치인 2228.96(종가 기준)도 넘보고 있다.
글로벌 경기 회복세가 가시화되고 있고 내수 경기 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 현상도 강화되고 있는 모습이다.
증시가 활기를 되찾으며 주식거래활동계좌는 지난 21일 1969만개에서 29일 1975만개로 늘었다. 반면, 단기부동자금인 머니마켓펀드(MMF)의 감소세가 나타나고 있다. MMF설정액은 지난 18일 80조1400억원에서 28일 78조2000억원으로 줄었다.
◇ 쿠쿠전자 등 공모에도 뭉칫돈 = 코스피가 거침없는 랠리를 이어가며 쿠쿠전자 등 공모주에 대한 열기도 뜨거워지고 있다. 지난 29~30일 이틀 동안 일반인을 대상으로 했던 공모청약은 성황리에 마쳤다.
주관사인 우리투자증권에서는 쿠쿠전자의 최종 공모청약 경쟁률은 175대1이라고 밝혔다. 49만168주를 배정하는 가운데 8583만510주가 몰렸다. 공모가는 10만4000원이다.
쿠쿠전자의 청약증거금 규모는 4조4632억원으로 나타났고 BGF리테일에 버금가는 수준을 보였다. 지난 5월 BGF리테일의 청약증거금은 4조5789억원, 공모청약 경쟁률은 181.3대1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