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신 포트폴리오 통한 자산안정화 차원
상호저축은행업계가 다시 리테일(소매) 영업부문에 눈을 돌리고 있다.
그 동안 저축은행업계는 중소기업 중심의 여신을 확대하면서 저축은행업계 전체 여신 중 중소기업대출이 75%를 넘어서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기업여신 부문이 지나치게 커지고 있어 여신 포트폴리오 차원에서 일반 개인을 대상으로 하는 소매금융영업부문의 강화 필요성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그 동안 저축은행의 최대 수익원이었던 부동산기획대출(PF 대출)에 대해 금융감독원이 대손충당금 적립 강화를 요청하는 등 규제가 심해진 것도 소매금융으로 선회하는 또 다른 이유다.
20일 저축은행업계에 따르면 솔로몬저축은행은 최근 소비자금융본부를 확대 개편했다. 현재 2개 팀으로 운영되는 소비자금융본부를 3개 팀으로 늘리고 새롭게 20명 이상의 인력을 확충했다.
또한 소비자금융부문은 그 동안 본점에서만 전담했지만, 이를 지점까지 확대 일부 지점에 신용대출센터를 설치하고 소비자금융 전담 상주 인력도 배치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현재 인터넷을 통해 실시하고 있는 소액신용대출인 ‘와이즈론’의 확대를 위해 직장인 공략에 본격 나선다는 방침이다. 직장인과의 접점을 통한 홍보를 위해 인터넷, 지하철 무가지 광고 등 마케팅을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솔로몬저축은행 관계자는 “그 동안 PF대출 시장이 좋았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지금은 위축된 상태”라며 “이를 대비함은 물론 자산 건전성을 위한 여신 포트폴리오 안정화 차원에서 소매금융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프라임저축은행도 소매금융 중심으로 전환하기 위한 작업에 들어갔다. 프라임저축은행은 건설사인 프라임산업을 모기업으로 하고 있어 타 저축은행에 비해 PF대출에 대한 자심을 갖고 이에 적극적인 영업을 펼쳐왔다.
프라임저축은행 관계자는 “PF대출에 대한 경고 메시지가 계속 뜨고 있어 업종별, 상품별, 담보별 포트폴리오 점검 등 자산 리스트럭처링 작업을 진행 중”이라며 “환경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현재 도매금융을 담당하고 있는 일부 부서를 제외한 나머지 모든 부서는 소매금융으로 전환해서 이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라고 말했다.
제일저축은행도 최근 여신영업전략을 재수립하면서 현재 23% 안팎에 머물고 있는 개인여신영업 부문은 중장기적으로 30~40%까지 확대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에 따라 전체 영업직원 중 절반을 개인영업부문으로 배치하는 한편, 본점 1층에 있던 SK증권 지점 자리에 개인영업을 전담하는 영업점을 열었다. 또한 인터넷 대출 시스템도 보다 시스템적으로 강화했다.
제일저축은행 관계자는 “기업여신이 큰 금액을 한번에 시행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개인영업을 확대해야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하다”며 “이러한 모습은 특히 외국계 은행의 영업형태에서 확인될 수 있는 것으로 이를 벤치마킹해 우리도 리테일 영업 강화에 나서게 됐다”고 말했다.
토마토저축은행도 지난달 수원지점과 평택지점 개설, 그리고 본점 이전에 발맞춰 리테일영업을 강화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그동안 개별 상담 형식으로 운영되던 개인신용대출 상품에 대해 정형화된 상품 틀을 갖추는 등 준비작업이 한창이다.
토마토저축은행 관계자는 “포트폴리오 차원에서 리테일영업부문의 안정적인 유지가 필요하다”며 “지난달에만 2개 지점을 개설하는 등 영업력이 강화되고 있는 만큼 리테일영업에 대한 강화가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처럼 저축은행들이 리테일영업 강화에 나서고 있는 것은 안정적인 여신 포트폴리오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개인 여신부문의 성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 동안 저축은행업계는 과거의 무작위 소액신용대출의 여파로 개인금융 부문을 축소했다. 특히 은행권에서 개인여신을 강화하면서 저축은행 고객이 잠식당한 것도 개인금융부문을 축소하게 된 원인 중 하나다.
이에 따라 PF대출, NPL 등에 적극적으로 나서게 됐지만, 부실채권 규모가 크게 줄어 더 이상 NPL로 수익을 내기가 어렵게 됐다.
PF대출도 정부의 부동산 억제정책, 금감원에서 정상여신에 대해서도 요주의에 해당하는 대손충당금(2%)을 적립하라는 기준을 세우는 등 부동산 시장의 침체로 인해 더 이상 수익원 역할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은행에서 리테일영업을 강화하면서 고객을 많이 빼앗긴 것은 사실이지만 분명히 틈새는 있다”며 “안정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소비자금융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