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銀 지점 통폐합 경영효율화 … 부산銀 ‘광주’·전북銀 ‘인천’ 진출
지방은행들이 영토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일부 시중은행들이 점포 통폐합을 통해 몸집 줄이기에 나서는 틈을 타 외부지역까지 지점을 신설하는 등 공격적인 경영에 나서면서 지방은행과 시중은행간 경쟁이 한층 가열되는 양상이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부산은행은 지난 18일 광주광역시 내 첫 번째 점포인 광주영업부를 개점했다. 부산은행이 광주에 점포를 신설한 것은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부산은행은 올 하반기 구미와 대전 지역에도 점포 신설을 추진할 계획이다.
경남은행은 지난 9일 김해지점 신설을 통해 본격적인 동남권 진출에 나섰다. 올 하반기에는 경주와 대구 등에 4~5개 점포를 더 개설할 예정이다. 이밖에 전북은행은 서울과 인천에 점포를 개설하는 등 수도권 공략에 나서고 있다.
지방은행들의 이 같은 행보는 경영효율화 차원에서 지점 통폐합에 나서고 있는 시중은행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시중은행의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영업점포 수는 4649개로 2012년 12월말(4720개)에 비해 71개 줄었다.
하나은행은 작년 하반기 22개 지점을 줄였고, 올해 1월에는 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이 각각 55개, 49개 점포를 줄였다. 씨티은행은 최근 전체 지점 수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56개 점포 폐쇄를 결정하면서 노조와 갈등을 빚기도 했다.
이밖에 스탠다드차타드(SC)은행은 인력 구조조정을 하지 않는 조건으로 올해 지점 50개를 통폐합하기로 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지방은행은 시중은행에 비해 상대적으로 중복점포가 많지 않아 앞으로 점포수가 더 늘어날 것”이라며“지역 상권에서 시중은행 점포 철수가 잇따르고 있는 것은 지방은행에 영업권 확장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윤석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국내은행의 은행별 및 지역별 지점수 변화와 시사점’이란 보고서에서 국내은행의 지점수는 지난 10년간 평균 17.6% 늘었다. 이중 산업(134.3%), 우리(56.3%), 기업(55.5%), 전북(46.9%), 경남(35.0%) 등이 크게 늘어난 반면 국민(3.6%), 신한(2.1%), 씨티(2.1%), SC(-19.8%) 등은 낮은 증가세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