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호(28)가 31호 홈런으로 도망가자 강정호(27·이상 넥센)가 27호 홈런으로 응수했다. ‘한지붕’ 홈런왕 라이벌 박병호와 강정호의 홈런 레이스가 올 시즌 후반기 프로야구에 또 다른 재미를 부여하고 있다.
박병호는 27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2014시즌 한국야쿠르트 세븐프로야구 SK 와이번스와의 주말 3연전 마지막 경기에서 1회 고효준(31)으로부터 시즌 31호 홈런을 뽑아내며 팀 동료 강정호와의 홈런 차이를 5개로 벌였다.
그러나 강정호는 6-4로 앞선 5회 이한진(31)에게 시즌 27호 3점 홈런을 쏘아 올리며 박병호와의 홈런 차를 다시 4개로 좁혔다.
넥센은 올 시즌 (28일) 현재 84경기(49승 34패 1무)를 치른 가운데 31홈런을 친 박병호가 홈런순위 1위, 강정호가 27홈런으로 2위를 달리고 있다. 3위는 23홈런을 친 이승엽(39·삼성)과 에릭 테임즈(28·NC)다. 강정호와의 홈런 차는 4개로 사정거리다.
그러나 박병호와 강정호의 홈런 레이스에 주목하는 이유는 몇 가지가 있다. 단순희 ‘한지붕’ 싸움이라서가 아니다. 두 선수의 시너지 효과와 넥센의 상승세가 맞물려 작용한다는 점이다.
한경기에서 박병호와 강정호의 홈런이 함께 나올 경우 넥센의 승률은 8할이 넘는다. 두 사람이 함께 잘하면 대부분 이긴다는 결론이다. 그러나 두 선수는 홈런왕을 놓고 보이지 않게 자존심 경쟁을 펼치고 있다. 따라서 박병호가 잘 치는 날은 대부분 강정호의 맹타로 이어졌다.
넥센은 앞으로 44경기를 남겨뒀지만 장마철과 무더위, 아시안게임 휴식기 등 변수가 많다. 따라서 홈런왕 경쟁은 체력관리와 가을 휴식기 이후 컨디션 유지가 관건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안경현 SBS 스포츠 야구해설위원은 “최근 박병호가 타격 폼을 교정하면서 타격감을 끌어올렸다”며 “박병호와 강정호는 팀 내 보이지 않은 홈런왕 경쟁을 펼치고 있어 후반기 페이스 유지가 두 홈런타자의 운명을 가를 것 같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