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 총수 형제의 횡령 사건에 공범으로 가담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김원홍(53)씨가 2심에서 징역 4년 6월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6부(김상환 부장판사)는 25일 김씨에게 징역 3년 6월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징역 4년 6월로 형을 높였다.
앞서 최태원 회장은 징역 4년, 최재원 부회장은 징역 3년 6월, 김준홍 전 베넥스 대표는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이 각각 확정됐다.
재판부는 "“다른 공범들에게 지배적 영향력을 행사한 피고인이 횡령 방법을 착안하고 역할을 분담해 사실상 범행을 주도한 것으로 보인다”며 “공범들의 형과 비교해 피고인에 대한 원심의 형이 가볍다고 판단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또 재판부는 “피해 규모나 방법을 고려할 때 비난 가능성이 매우 크다” “그런데도 피고인은 재판을 받으면서 겸손하게 성찰하고 진지한 교훈을 얻으려고 했는지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김씨는 최 회장 형제가 2008년 10~11월 SK그룹 주요 계열사로 하여금 베넥스에 1천억원대 펀드를 출자하게 한 뒤 옵션 투자금 명목으로 465억원을 횡령하는 데 관여한 혐의로 지난해 10월 기소됐다.
그러나 김씨는 1심부터 자신이 최 회장 형제 모르게 펀드 출자금을 송금받았고, 이는 김준홍 전 대표와의 개인적 금전 거래였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총수 형제가 자신들의 관여 사실을 드러내지 않는 방식으로 옵션 투자금을 송금하기 위해 김준홍을 개입시킨 것”이라며 “피고인과 김준홍 사이의 개인 거래는 아니었다”고 판시했다.
또 공소사실을 뒷받침한 김준홍 전 대표의 진술 신빙성을 인정한 반면 김씨가 재판부에 제출한 공범들과의 전화 통화 녹취록으로 김 전 대표의 진술을 탄핵하기는 어렵다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