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 초식 공룡이 깃털로 덮혀있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25일 파이낸셜 타임스(FT) 인터넷판에 따르면 아일랜드와 벨기에 학자들이 시베리아 동부 클린다 지역에서 발굴된 초식 공룡의 화석들을 연구한 결과, 팔과 다리는 촘촘한 깃털로 덮혀있었고 머리와 등에는 15㎜ 길이의 억센 털이 나있다는 것이 확인됐다.
이들이 연구한 쿨린다드로메우스 자바이칼리쿠스는 아주 초기에 등장한 공룡으로, 사체가 다른 동물에 의해 훼손되기 전에 재빨리 하천의 퇴적층에 묻힌 탓에 깃털, 비늘 등이 남아있을 만큼 화석의 보존 상태가 극히 양호했다.
과학 전문지 사이언스에 연구 결과를 발표한 아일랜드 코크 대학의 고생물학자 마리아 맥나마라는 "공룡의 깃털이 비행을 위해 진화하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중요한 증거"라면서 "보온이나 신호 같은 다른 목적을 위해 진화한 것이 틀림없다"고 말했다.
공동 연구자인 벨기에 왕립 자연과학연구소의 파스칼 고드프루아 지구생명과학 연구부장은 "우리의 새로운 발견은 모든 공룡에 깃털이 있었거나 최소한 깃털을 생성할 잠재능력이 있었음을 가리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맥나마라 연구원은 공룡의 깃털이 짝짓기나 경고신호, 위장용으로 사용됐을 수도 있다면서 깃털이 날 수 있을 만큼 충분한 진화한 것은 5-6천만년이 지난 시기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초기 공룡이 깃털을 만들어내는 능력을 갖고 있다는 사실은 (이후에 등장하는) 모든 공룡이 깃털을 만들어냈거나 DNA에 깃털을 만들어낼 유전적 능력을 갖고 있다는 점을 강력히 시사한다"고 말했다.
맥나마라 연구원은 다만 쿨린다의 공룡은 초식 공룡이었다고 지적하면서 "우리는 티라노사우루스와 같은 덩치가 큰 육식 공룡도 깃털이 있었는지는 아직 증거를 갖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왜 닭들의 다리에 깃털 대신 비늘이 덮여있는지를 밝혀내는 데도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