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푸는 건 반짝 효과뿐… 배당 늘려도 소비 늘어날지 의문”
기금이나 정책금융기관을 동원해 돈을 빌려주는 방식으로는 기업의 투자를 유도해 내수 활성화를 이끄는 데 분명한 한계가 있으며, 배당을 통한 가계소득 확충도 실효성이 낮다는 지적이다.
김상조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추경에 버금가는 40조원 재정보강’은 근시안적 정책으로, 추경 편성과 세제 개편이라는 정공법을 피한 채 기금과 정책금융기관을 동원한 편법에 의존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기업이 투자와 고용에 보수적인 태도를 취하는 것은 시중에 돈이 부족하기 때문이 아니다”라며 “기금과 정책금융기관으로 더 많은 돈을 투입하는 게 내수활성화나 경제 체질 강화에 도움이 되진 않는다”고 말했다.
최종찬 국가경영전략연구원장도 “돈만 푼다고 양극화 문제 등 산적한 문제들이 해결되는 건 아니다. 반짝 효과일 뿐”이라면서 “경기부양도 필요하지만 근본적인 구조혁신 대책도 중점적으로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비해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추경을 제외하고 할 수 있는 모든 재정수단을 동원한 것으로 평가한다”면서 “다만 기금운용 확대, 정책금융 확대 등의 규모는 하반기 21조7000억원으로 꽤 크긴 해도 대부분 대출이거나 보증으로서 추경만큼 직접적인 효과를 거두기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최운열 서강대 경영학부 교수는 특히 정부의 기업 배당 촉진을 통한 가계소득 증대 구상에 대해 “우리나라 배당 수익률이 낮긴 하지만 배당을 늘려도 주식투자 여력이 있는 고소득층 재산만 늘 뿐”이라며 "고소득층은 소비탄력성도 낮아 소비로 이어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강병구 인하대 경제학과 교수는 “사내유보금 과세로 투자를 유도하고 가계소득 증대로 이어지게끔 하는 정책을 취하겠다는 방향은 옳다고 본다”면서도 “막대한 사내유보금이 발생하게 된 이명박 정부 시절의 법인세 감세 조치를 되돌려 실효 세율을 높이고 이로써 확보된 재원으로 사회 안전망 확충이나 공공부분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등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