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실적 발목 잡는 일본 합작사… 매년 지분법 손실

입력 2014-07-22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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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연속 적자행진…매각 및 신사업 진출 등 구체적 방안 필요

LG전자가 일본 업체와 공동으로 설립한 합작사가 골칫거리로 전락했다. 신성장 동력 확보에 실패한 합작사는 해마다 적자를 기록하며 LG전자에 매년 손실을 안겨주고 있다. 올 2분기 4분기 만에 흑자전환이 예상되는 LG전자 역시 스마트폰 시장 성장세 둔화 및 저가폰 공세 등의 영향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만큼 합작사 위기관리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전자와 일본 히타치 합작사인 히타치LG데이터스토리지(HLDS)는 지난해 79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며 3년 연속 적자를 이어오고 있다. HLDS는 지난 2009년 411억원에 달하던 당기순이익이 2010년 63억원으로 6분의 1 수준으로 급감한 이후 2011년과 2012년에 연이어 245억원, 227억원 규모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적자폭이 다소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마이너스 수익으로 LG전자에 지분법 손실을 떠안기고 있다.

HLDS는 지난 2001년 LG전자와 일본 히타치가 공동으로 설립한 합작회사로, LG전자와 히타치가 각각 49%와 51%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따라서 HLDS 지분율(49%)만큼의 순손익이 매년 LG전자의 경영실적에 반영되고 있다. 전자업계가 수익성 회복을 위한 비용절감 움직임을 시작한 상황에서 해마다 실적을 갉아 먹는 HLDS는 LG전자의 고민거리가 아닐 수 없다.

문제는 HLDS의 적자 탈출이 쉽지 않은 점이다. HLDS의 주력 사업은 CD와 DVD, 블루레이 등을 읽거나 기록하는 광학디스크드라이브(ODD) 사업이다. 그러나 최근 USB(이동식저장장치) 등 반도체 저장장치가 시장을 지배하면서 ODD 시장은 이미 사양길로 접어들었다.

ODD 시장 침체에도 LG전자는 지난해 3월 자체 ODD 사업을 HLDS로 이관, HLDS를 설계·생산·판매 등을 모두 갖춘 조직으로 강화한 한편, 지난해에는 400억원이 넘는 신규 투자를 강행하며 HLDS 살리기에 나섰다. 업황 불황으로 새로운 시장 진입자가 없는 시점에서 시장 영향력을 키우려는 시도였지만 HLDS의 수익성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있다. 뿐만 아니라 부채 규모도 지난해 210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1200억원) 대비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업계에서는 ODD 사업 이외의 새로운 수익원 없이는 HLDS의 수익성 회복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HLDS는 지난해 LG전자의 ODD 사업을 넘겨받은 이후 부채가 크게 늘며 수익성뿐 아니라 재무건전성도 악화된 상황”이라며 “앞으로 ODD 시장 수요를 기대하기 어려운 만큼 LG전자가 HLDS 매각이나 신사업 진출 등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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