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명원 연세 음대 교수 "어린이 환자 위해 쓰는게 고모의 뜻"
고모의 유산을 물려받은 한 여성이 자신의 할아버지가 평생 일했던 병원의 환자를 위해 유산을 쾌척해 눈길을 끌고 있다. 신명원 연세대 음대 교수가 그 주인공이다.
신 교수는 18일 세브란스를 방문해 세브란스 어린이병원에서 치료받는 아이들을 위해 써달라며 1억원을 전달했다.
그가 기부한 1억원은 무려 3대를 거쳐 내려온 돈이라는 게 신 교수의 설명이다.
신 교수는 이 기부금을 그의 고모인 고 신재숙 씨에게 물려받았다. 신재숙 선생은 여성의 사회진출이 어려웠던 1950년대에 프랑스 파리 유네스코 본부 도서과에서 근무한 인재였는데, 이후에도 국제기구에서 종횡무진 활동하며 공익 증진을 위해 힘썼다. 그의 활동은 당시 최고의 인기를 누리던 소년한국일보의 만평 ‘코주부’를 통해 소개되기도 했다.
신재숙 씨는 2007년 프랑스 생활을 접고 한국으로 돌아와 92세의 일기로 생을 마치며, 신 교수에게 1억원의 유산을 물려줬다. 그리고 신 교수는 물려받은 재산 가운데 1억원을 세브란스 병원에 기부했다. 평소 고모가 세브란스 병원에 대한 각별한 애착을 가졌기 때문이다.
신재숙 씨가 세브란스 병원에 애착을 가진 이유는 그의 아버지인 고 신필호 선생이 덕택이다. 신필호 선생은 세브란스의학원 1회 졸업생이자 학교 강사로도 활동한 우리나라 1호 산부인과 전문의다. 특히 여성과 어린환자를 열심히 돌보던 아버지의 모습을 보고 자란 신재숙 씨는 평소 질병을 앓는 어린이에게 각별한 애정을 쏟았다.
신 교수는 “고모는 1998년에도 세브란스병원 건축에 1억원을 후원하기도 했다”며 “고모가 생전 할아버지께서 배우고 몸 담았던 병원에 애착을 가진 만큼, 세브란스 병원 환자들을 위해 사용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