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춰버린 기적④] ‘탈한국’ 증가, 규제 압박 국내 벗어나 해외 러브콜에 ‘OK’

입력 2014-07-17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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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의 '탈(脫)한국' 현상이 쉽사리 누그러지지 않고 있다. 과거 엄격한 규제로 몸살을 앓던 기업들이 이제는 스스로 탈한국을 택하고 있는 것이다. ‘현지생산-현지판매’를 추구하는 만큼 해외에 생산기지를 세우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하지만 국내에서 터를 잡지 못하는 기업들의 행보가 여전히 씁쓸하다는 분위기다.

지난해 국내 기업의 해외 직접 투자금액은 306억5000만 달러로 전년보다 21% 증가했다. 기업 규모별로는 대기업이 255억6000만 달러로 전체의 80%를 넘게 차지했다.

같은 기간 국가별 투자 동향을 살펴보면 미국이 58억6000만 달러로 규모가 가장 컸고, 뒤를 이어 중국(50억8000만 달러), 호주(22억5000만 달러) 순으로 나타났다. 최근 기업들이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 베트남은 11억2000만 달러로 6위를 기록했다.

이처럼 기업들이 해외 시장에 눈을 돌리기 시작한 근본적인 원인은 '한국이 기업하기 어려운 나라’라고 회자될 만큼 까다로운 규제 탓이다. 각종 규제로 투자가 가로막히자 국내 기업 환경에 한계를 느껴 결국 해외에 손을 뻗치게 된 것이다. 반대로 신흥국의 경우 임금 수준이 낮고, 외국 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법인세 감면 등 ‘달콤한’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어 기업들이 마다할 이유가 없다는 분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는 임금이 비쌀뿐만 아니라 공장을 새로 지으려면 거쳐야할 절차가 복잡하다”며 “기업들이 국내에서 시간을 낭비할 바에 차라리 진입 장벽이 낮은 신흥국을 선호하고 있다”고 말했다.

코트라 박상협 해외투자지원단장은 “국내에 투자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공동화, 일자리 감소 문제 등을 얘기하지만 근본적으로 기업들은 국내 투자 환경이 다른 나라 보다 좋지 않다고 토로한다”며 “기업은 결국 시장 환경에 따라 움직일 수 밖에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업들이 해외로 나가는 배경에는 낮은 임금, 법인세 면제 등 인센티브가 주요하게 작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기업들의 탈한국 현상이 국내 경제에 긍정적으로 반영되고 있다는 시각도 있다. 한국경제연구원 최남석 부연구위원은 지난해 ‘한국 대기업의 글로벌 가치사슬 확장을 통한 일자리 창출’이란 보고서를 통해 국내 대기업이 해외 현지생산 비중을 확대하면서 연쇄효과로 협력업체들의 매출 및 고용이 늘어난다고 분석했다.

최 부연구위원은 “북경현대차에 부품을 공급하는 기업은 총 156개로, 협력업체-현대차 간의 생산정보 및 기술공유 등 유기적 협력관계는 생산, 고용 및 매출증대 등 서로에게 ‘윈-윈’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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