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 최경환 “사내유보금에 과세나 인센티브 검토”

입력 2014-07-16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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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경 대신 내년 확장적 예산 편성…LTV·DTI, 업권ㆍ지역별 차등 합리화”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6일 취임 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하지 않는 대신 내년 예산을 확장적으로 편성하고 다양한 수단의 재정보강을 통해 경기를 회복시키겠다고 밝혔다.

또 가계 가처분 소득 증대 차원에서 사내유보금에 대한 과세나 유보금을 배당이나 성과금으로 전환했을 때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 등을 모색하기로 했다. 부동산 금융규제인 LTV(주택담보인정비율)·DTI(총부채상환비율)와 관련해서는 업권별, 지역별 차등을 합리화해 나갈 방침이다.

다음은 최 부총리의 일문일답.

-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확대재정정책의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올해 추경 편성 계획이 있는지 밝혀달라.

▲부총리로 지명된 지 벌써 한 달이 넘었기 때문에 그동안 청문회 준비 과정에서 우리 경제 구석구석을 꼼꼼히 들여다볼 기회를 가졌다. 밖에서 본 것보다 우리 경제의 구조적인 문제가 굉장히 심각하다 하는 인상을 받았다.

저성장·저물가·과도한 경상수지 흑자 등의 측면에서 우리 거시 경제가 심각한 축소균형을 향해가는 불균형이 있지 않나 생각한다. 이런 현상들은 일본이 ‘잃어버린 20년’ 동안 보여온 패턴과 유사하다. 물론 일본이랑 한국은 여러 면에서 다른 점이 있지만, 만에 하나 그런 경로를 따라가서는 안 된다는 경각심을 갖고 있다.

당면한 경제 상황이 좋지 않고, 세계 경제의 전반적인 하향 리스크가 커지는 상황이다. 세월호 이후 전체 분위기도 가라앉고 있어 올해 경제성장 전망을 하향 조정하는 쪽으로 결론 내렸다. 그런 전망에 기초해서 거시 정책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는 고민을 했고 그 대안으로 추경 편성 얘기도 거론됐다. 하지만 지금 현재 한창 내년 예산 편성 작업이 진행 중이고 추경을 편성하면 여결국 연말 가까이 돼서 실제 집행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 추경 편성은 하지 않는 결론 냈다.

대신 올해 하반기에는 다양한 수단의 재정 보강을 통해서 경기가 하향 전망한 결과보다 나아질 수 있도록 보강해 나가겠다. 또 내년 예산은 당초 계획했던 거보다 확장적으로 편성해서 올해와 내년 계속해서 확장적인 재정 스탠스가 이뤄지도록 하겠다.”

- LTV와 DTI를 손 보겠다고 했는데 어느 수준까지 생각하고 있나.

▲아직 구체적 숫자를 말씀드리기는 좀 그렇지만, 그동안 LTV와 DTI 문제는 10여년 이상 시행해오면서 여러 불합리한 점에 대해 문제제기가 있었다. 그런 부분을 합리화하는 조치들을 관계부처와 협의 거쳐서 할 생각이다.

우선 업권별 차등이 문제라고 생각한다. 제2금융권에 대해서는 15%포인트 추가 대출할 수 있는 제도를 운영하다보니 가계부채의 구조와 질이 더욱더 악화되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 1금융권과 2금융권의 가계주택담보대출 비중이 거의 반반이다. 그러다보니 2금융권으로 가계부채가 많이 증가하는 양상을 보이고 가계부채의 구조와 질을 더욱 위험하게 만들고 있으며 이에 따른 추가 금리 부담도 만만치않다.

지역별로 차등하는 것도 과연 합리적인가, 무슨 근거가 있나 등에 대해서도 꾸준하게 문제제기가 있었다. 이런 부분 등 LTV와 DTI 두개 다 그동안의 문제를 개선하는 쪽으로, 합리적으로 관계부처 협의 거쳐서 하겠다.

다만 이 조치로 가계부채가 그렇게 큰 폭으로 늘어난다고 보지 않고 있다. 늘어난다 하더라도 이 부분은 가계부채 구조개선 측면에서 위험성을 오히려 줄일 수 있는 측면도 있다. 또 가계부채 문제는 궁극적으로 가계 가처분 소득을 늘림으로써 해결될 수 있다고 본다.

정책을 추진함에 있어 가계부채가 과도하게 늘어나지 않도록 하는 보완장치도 생각해가며 추진하되 가계 가처분 소득 증가할 수 있는 대책도 같이 추진하겠다.

-부총리가 생각하는 가계 가처분 소득 증대를 위한 실질적인 정책 대안은 무엇인가.

▲최근 수년간 자료를 분석해보면 기업 저축률이 가계 저축률을 훨씬 앞지르고 있는 상황이다. 자본주의 시장경제의 원리는 가계가 저축을 하고 기업이 그 돈을 적절히 활용해서 부가가치 만들고, 이를 가계에 돌려주는 것이 정상적인 구조다. 하지만 지금은 오히려 가계가 빚을 빌려쓰고 기업이 저축하는 게 수년째 계속되고 있다. 기업이 필요한 사내유보금 등은 당연히 적정 수준에서 보유하고 관리해야겠지만 우리나라의 배당성향이나 투자 쪽을 보면 기업들의 사내유보가 지나치게 보수적으로 많이 이뤄지고 있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다.

기업의 자율성 훼손해가면서 강제적으로 무엇인가 하기보다는 여러가지 과세나 인센티브 등을 적절하게 해 기업부문의 창출된 소득이 가계부문으로 투자나 배당, 임금 등 통해 흘러갈 수 있도록 하는 제도적 장치를 구상 중에 있다. 관계부처 협의도 필요하고, 여러 정책을 시행했을 때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씀 드리고, 이렇게 해야지만 우리 경제가 선순환구조로 들어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가처분 소득 증대 부분은 꼭 기업의 사내 유보금 등이 아니더라도 가계 재산 형성 등이 원활히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다른 정책수단도 병행해야 효과가 나타나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런 부분은 한창 정책을 디자인 하고 있고, 내용을 조율해야 하는 만큼 조만간 발표될 새 경제팀 경제정책방향에서 밝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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