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ㆍ獨 등 유명 병원 제치고 왕립병원 위탁운영자로 선정돼
UAE 왕립 쉐이크 칼리파 전문병원의 최종 위탁운영권을 수주한 서울대병원의 오병희 원장은 10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같이 밝혔다.
그는 “서울대병원이 국외에서 이룬 가장 구체적이고 가시적인 결실이다”며 “이같은 성과를 낸 가장 결정적인 요인은 한국 의료진을 15~20% 가량 현지에 파견하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서울대병원이 입찰에 뛰어들었던 초반엔 거의 희망이 없었다. 미국의 존스홉킨스·스탠퍼드·조지워싱턴대 병원, 영국의 킹스칼리지병원, 독일의 샤리테병원 등 7곳과 경합해야 했기 때문이다. 특히 최종 후보에 오른 샤리테병원은 8명의 노벨 의학상 수상자가 소속된 유서깊은 병원이었다.
오 원장은 “해외 입찰 경험이 처음이다 보니 아직 서울대병원 인지도가 낮아 애를 먹었다”며 “암 치료 성적, 임상 시험 경험 등 구체적인 숫자를 제시하면서 우리 의료 수준을 일일이 증명해야 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예상을 뒤엎고 서울대병원이 최종선정 되면서 분위기는 급변했다.
오 원장은 최근 한국을 찾는 UAE 환자가 늘어 우리 의료기술에 대한 신뢰가 쌓인 점이 큰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지난 2009년부터 UAE는 우리나라와 환자송출 계약을 맺었다. 국내에서 진료받은 UAE 환자는 2009년 17명에서 지난해 1151명으로 급증했다. 올 2월 UAE 왕세제가 서울대병원을 방문해 현장을 확인해 우리나라의 의료기술을 직접 확인해 신뢰를 얻었다. 특히 지난 5월 박근혜 대통령이 UAE를 방문하면서 관심과 지원을 부탁한 것이 큰 도움이 됐다.
오 원장은 “정보통신기술(ICT)과 접목된 우수한 우리 병원 시스템을 최대한 활용하겠다”고 말하며 특히 서울대병원 의료진이 직접 참여해서 개발한 차세대 병원 정보 시스템이 세계 최고 수준이라 미국 시스템보다 더 비싼 값을 받을 것으로 기대했다. 앞서 지난달 분당 서울대병원은 사우디아라비아 국가방위부 소속 6개 병원에 700억원 규모의 병원 정보 시스템을 수출하기로 계약을 맺는 등 보건의료 분야 해외 진출에서 성과가 이어지고 있다.
이어 그는 “이번 위탁 운영에서 성공하면 UAE 대통령실에서 추가로 신축하는 2~3개의 왕립병원 운영에도 참여할 기회가 열릴 것이다”며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서도 전했다.
1977년 서울대 의대를 나와 서울대병원 부원장과 기획조정실장 등 주요 보직을 거친 오 병원장은 고혈압과 심부전 분야 전문가로 1994년에는 국내 최초로 원거리 심장이식에 성공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