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한 장의 명반’ 저자 안동림 교수 별세

입력 2014-07-11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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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음악의 교과서'로 통하는 '이 한 장의 명반' 시리즈와 '장자'로 유명한 클래식 음악평론가 안동림(82) 전 청주대 영문학과 교수가 지난 1일 별세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이 한장의 명반'을 펴낸 현암사는 10일 "고인의 유지를 받든 유족 측의 요청으로 뒤늦게 부고를 알린다"며 "우당(愚堂) 안동림 선생이 지난 1일 밤 분당서울대병원에서 급성폐렴으로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평안히 영면하셨다"고 밝혔다.

이어 "평소 '번거롭지 않게, 소박하나 따뜻하게' 후사를 당부하신 고인의 유지를 받들어 직계가족장으로 조용히 장례를 치렀으며, 분당메모리얼파크 가족묘에 안장했다"면서 "종이함 유골에 담아 일체의 장식 없는 묘를 써달라는 유지에 따라 고인의 묘 앞에는 화엄경의 글귀인 '무거무래(無去無來)'가 새겨진 작은 검은색 비석만 놓을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향년 82세로 유족으로는 부인 정숙경 씨와 1남 1녀가 있다.

1932년 평남 평원군 숙천에서 태어나 중학교 때 음악을 접했으며 남쪽으로 피난온 후 고려대에서 영문학을 전공하면서도 늘 서양음악을 즐겼다. 70년대 후반에 낸 '이 한 장의 명반 클래식'은 서양음악 해설서의 고전으로 자리 잡았다. 서양음악 280여 곡과 대표적 음반들을 소개한 책이다.

이어 출간한 '이 한 장의 명반 오페라'(현암사)를 비롯해 '불멸의 지휘자'(웅진지식하우스), '내 마음의 아리아'(현암사) 등은 클래식 음악을 대중화하는 데 크게 이바지했다.

고전 번역가로도 활발히 활동했다. 특히 국내 최초로 전편을 완역한 '장자'(현암사)와 불교의 진수를 보여주는 화두집 '벽암록'(현암사)은 탁월한 주석과 해설로 높게 평가 받았다. '장자'는 교수신문이 선정한 최고의 번역본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소설가, 출판 기획자, 기자 등 다양한 수식이 붙을 정도로 문화계 곳곳에서 굵직한 자취를 남겼다. 수업시간에 한시를 읊고 음악 연주를 들은 그는 '우리 시대의 마지막 르네상스인'이라고 불렸다.

2011년 79세에 출판한 '내 마음의 아리아'는 고인의 마지막 저작이 됐다. 여든 넘어 '당시(唐詩) 감상' 집필을 시작했지만 끝을 보지 못했다. 당시 100편을 해설하려던 계획은 50여 편에서 멈췄다. 유족, 출판사, 음반사 관계자들은 조만간 고인을 추모하는 작은 음악회를 마련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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