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계에 부는 SNS 열풍… 소셜펀딩서 SNS 글묶음까지

입력 2014-07-11 0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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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Social Network Service, 소셜네트워크서비스) 바람이 출판계에도 불고 있다. 최근 SNS는 기존에 진입장벽이 높았던 책 출간의 어려움을 해소하는 통로를 넘어서 출판사의 작가 발굴과 도서 제작, 유통, 홍보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국내 최초의 소셜 펀딩 시집. 지난달 출간된 김주대 시인의 시집 ‘사랑을 기억하는 방식’의 타이틀이다. 김주대 시인은 출판사에 출간 기획서를 투고하고, 출판사가 이를 훑고 출판하는 기존의 출판 방식을 버리고 소셜펀딩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도입했다. 소셜펀딩이란 SNS를 기반으로 자금을 유치하는 것으로, 수익성이 보장되지 않은 창작자를 후원하는 일종의 십시일반이다.

지난 1년간 거의 매일 자신의 신작시를 페이스북에 올리며 활발한 SNS 활동을 벌여온 김주대는 자신의 시집 출간을 위해 페이스북으로 펀딩 모집을 시작했다. 시작 사흘 만에 400여명의 후원자가 나타나 펀딩 금액은 하루 만에 1000만원을 넘어서며 목표 후원금을 달성, 시인의 여섯 번째 시집 ‘사랑을 기억하는 방식’은 그렇게 탄생했다.

SNS로 등단 20년 만에 작가로 데뷔한 경우도 있다. 지난 5월 ‘이 미친 그리움’을 펴낸 림태주 시인은 페이스북에 그간 올린 글로 대중의 호응을 얻으며 팬클럽까지 결성되자 책 출간을 결심했다. 1994년에 등단한 그는 20년간 단 한 권의 책도 내지 않아 ‘시집 없는 시인’으로 불려 왔다.

예담 출판사 정보배 편집장은 “림태주 작가의 글에는 림 작가만의 독특함이 묻어 있다”며 “SNS에 올린 글이지만, 단순하거나 말랑말랑한 생각의 단상이 아닌 서사구조가 탄탄한 필력이 느껴져 놀랐다”고 평했다. 이어서 그는 “이미 SNS상에서 림태주 작가의 팬층이 두텁게 형성돼 기존 독자층을 끌어올 수 있었다”면서 “이는 탁월한 홍보효과다. 출간 한 달 만에 4쇄를 찍었다”고 설명했다.

SNS는 시인과 작가의 탄생과 부활을 돕는 튼실한 창구 역할을 하고 있다. 인디가수 정바비는 블로그에 올린 글이 화제가 되자 ‘너의 세계를 스칠 때’를 지난달 출간했고, 페이스북 상에서 감성적인 글을 올려 인지도를 높인 이서희 씨는 지난해 ‘관능적인 삶’을 출간해 높은 판매고를 올렸다.

이호준 여행작가는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묶어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안부’를 펴냈고, 20대 중반의 평범한 청년인 신준모 씨는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묶어 ‘어떤 하루’를 출간, ‘어떤 하루’는 세 달째 베스트셀러 상위권에 머물며 SNS의 인기를 입증하고 있다.

예스24에 따르면 지난 3월에 출간된 ‘어떤 하루’는 누적판매량 1만5470권(6월 말 기준)을 기록,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고, SNS 인기 저자의 도서인 권대웅의 ‘당신이 사는 달’과 류근의 ‘사랑이 다시 내게 말을 거네’는 1055권과 2503권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예스24 김희조 도서담당 MD는 “SNS의 짧은 글을 모아둔 도서의 인기는 김난도의 ‘아프니까 청춘이다’, 혜민 스님의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등에서 시작됐다”며 “긴 호흡의 글이나 독자를 가르치는 듯한 글에 피로감을 느낀 독자들이 짧은 문장과 빠른 피드백, 함께 공감할 수 있는 부분에서 마음을 열게 됐다”고 SNS 관련 도서가 인기 있는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서 그는 “SNS의 인기가 무조건 책의 인기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많은 사람의 호응을 이끈 저력이 있기 때문에 저자에 대한 호감을 바탕으로 자연스럽게 책 출간으로 이어진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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