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치高’'LTE뉴스'…대통령께 권하고 싶은 TV프로! [배국남의 직격탄]

입력 2014-07-10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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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국남의 직격탄] ‘닭치高’…대통령과 국민께 권하고 싶은 TV프로!

국사와 공직을 수행하는데 여념 없는 박근혜 대통령과 국회의원, 공직자, 그리고 힘겨운 현실을 감내하고 있는 국민 여러분께 한번 보시라 권하고 싶은 TV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개그 프로그램인데요. 바쁜데 어떻게 개그 프로그램을 한가하게 보느냐고요. 잠시 휴식을 취하며 머리도 식힐 겸 보실 수 있을 겁니다. 많은 시간 필요치 않으니까요. 바로 KBS ‘개그 콘서트’의 코너‘닭치高’와 SBS ‘웃음을 찾는 사람들’의 코너‘LTE뉴스’입니다. 요즘 언론과 대중의 입에서 오르내리는 등 화제가 되고 있기도 합니다. 관심이 많아서 추천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렇다면 왜 권하느냐고요. 보시면 금세 아시겠지만 부연 설명해드리겠습니다.

제작진이 의도했든 그렇지 않든 간에 이 두 개의 개그 코너는 문제와 비정상의 사회나 인물, 현상에 대한 조소, 우화적 묘사, 해학, 희화화 등을 통해 웃음과 함께 생각할 그 무엇을 던져주는 시사 풍자적 성격을 지니고 있습니다. 특정 인물과 대상, 현상의 잘못에 대한 우화적 폭로나 직설적 적시 등은 웃음 뿐만 아니라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고 돌아보게 합니다.

▲‘개그콘서트’ 속 코너 ‘닭치高’의 한 장면(사진=KBS 2TV ‘개그콘서트’ 화면 캡처)

구체적으로 이 두 개의 코너를 방송 내용을 들어 설명해 보지요. 먼저 ‘닭치高’입니다.‘지난 일은 잊자’, 건망증 심한 닭들이 다니는 고등학교 ‘양념반 후라이드반’의 급훈입니다. 학생들은 30초마다 기억을 잃어버립니다. 이 때문에 자퇴생 불닭이 곧 바로 전학생으로 돌아오지만 아무도 모릅니다. 불닭에서 다른 학생으로 반장으로 바뀌었다가 다시 불닭이 반장이 된 사실도 까마득하게 모릅니다.

‘LTE뉴스’는 앵커가 뉴스를 말하고 해설자가 논평하는 방식입니다. “새 국무총리 내정자가…”앵커 멘트뒤에“되면 얘기해!”식으로 해설자의 짧은 논평이 뒤따르지요. “2014 브라질 월드컵은요…”“말도 꺼내지마!”. “정부의 대처방식은 대학교 MT에서 사고 나면…”“MT 없애고!” “해경이 잘못하면…” “해경 없애고!”“정부가 잘못하면”“정부 없…큰일 날뻔 했네”등등 이지요.

굳이 구분 짓자면‘닭치高’가 상징적이고 우회적이며 온건하고 공감을 주는 ‘호라티우스적 풍자’라 한다면 ‘LTE뉴스’는 직설적이고 신랄한‘유베날리스적 풍자’라고 할 수 있겠지요.

‘닭치高’를 보면서 차마 웃지 못하고 눈물을 흘렸다는 분이 계십니다. 저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왜냐하면요. “책임을 회피하고 이기심에 가득한 어른들 때문에 우리 곁을 떠나야만 했던, 그런 친구들과 선생님들이 저희에겐 있었습니다. 저희는 나라를 이끄는 모든 어른들이, 왜 우리 친구들이 희생돼야만 했는지에 대해 철저히 조사해 앞으로 이런 끔찍한 일이 일어나지 않게 해주시길 바랍니다. 사람이 진짜 죽을 때는, 잊힐 때라고 합니다..” 지난 6월 25일 등교하는 세월호 침몰사고에서 구조된 단원고 학생 75명을 대표한 한 남학생의 말이 생각나서입니다. 학생들의 손목에 찬 노란 팔찌에 씌여진‘리멤버 0416(4월 16일을 기억하라)’글귀가 너무 아파서입니다. 너무 빨리 잊어버리는 ‘닭치高’의 등장인물들이 현실 속 우리라는 것을, 우리 사회라는 것을, 우리 정부라는 것을 일깨워주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웃음을 찾는 사람들’ 속 코너 ‘LTE 뉴스’의 한 장면(사진=SBS ‘웃음을 찾는 사람들’ 화면 캡처)

‘LTE뉴스’를 보면서 조롱과 직격에서 오는 냉소적 시원함을 느끼기 보다는 분노가 치민다는 사람이 적지 않습니다. 일부의 잘못과 탐욕으로 수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고 엄청난 참사가 반복되고 비리와 문제로 점철된 인사들이 공직의 자리에 올라 이권을 탐하고 있는 대한민국의 일그러진 자화상이 떠오르기 때문입니다.

물론 이 두 개의 개그 코너를 보는 사람 중 불편하거나 짜증을 내는 사람도 있을 겁니다. 풍자의 대상이 되거나 적시되는 인물 혹은 사건이나 현상에 연루된 사람들은요.

그렇다고 이 두 개의 코너를 없애려 외압을 가한다거나 편견에 찬 심의를 한다거나 혹은 고소 등 법적인 조치를 취해 제작진을 위축시키는 우행을 범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제가 대통령부터 국회의원, 그리고 국민께 감히 이 두 개의 개그코너 시청을 권하는 이유는 바로 풍자라는 것이 바로 건강성과 도덕성, 정의를 바탕으로 해 문제와 잘못, 악행, 비리, 탐욕 등을 때로는 우화적으로 때로는 직접적으로 적시해 건강한 사회를 창조하는데 목적이 있기 때문입니다. 두 개의 코너를 보면서 정말 우리가, 우리 사회가, 우리의 공직자와 대통령이 무엇을 잘못했는지 생각해 그것을 개선해 풍자라는 것이 자리잡지 못할 정도로 건강한 사회가 되기를 간절히 바라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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