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전망도 3.9%→3.8%로
국회 예산정책처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6%로 하향 조정했다. 통계개편 효과를 감안하면 지난해 10월 전망 때보다 0.1%포인트 낮아진 수치다.
예산처는 9일 발간한 ‘2014년 수정 경제전망’에서 올해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3.6%로 수정했다. 예정처가 지난해 10월 발표한 올해 성장률 전망치 3.5%는 통계 개편 효과에 따라 3.7%에 해당하기 때문에 성장률 전망치가 사실상 0.1%포인트 낮아진 셈이다. 한국은행이 올해부터 도입한 새로운 통계기준은 경제성장률을 이전보다 0.2%포인트 높이는 효과가 있다.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도 지난해 발표된 3.9%에서 3.8%로 하향 조정됐다.
예산처는 성장률 전망치 하향 조정한 배경으로, 세계교역량과 세계경제성장률이 빠르게 개선되지 못하고 있는 점을 우선적으로 꼽았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2006~2007년)과 직후(2010~2011년 연평균 5.1% 성장) 각각 연평균 12.4%, 13.9% 늘어났던 총수출물량이 올해에는 5.3% 증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는 것이다.
IMF는 올해 세계경제성장률 전망치와 세계교역량 수치를 올해 1월 3.7%, 4.4%에서 지난 5월 3.6%, 4.3%로 각각 0.1%포인트씩 낮췄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도 지난해 10월보다 세계경제성장률과 교역량을 각각 0.2%포인트, 0.4%포인트 내렸다.
세월호 사고 여파로 인한 내수부진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세월호 사고 이후 4·5월 전(全)산업 생산지수는 전월비 각각 0.6%, 1% 감소(전년동원대비 1.4%, -0.7%)하며 둔화됐다. 예산처는 “전산업생산 증가율과 경제성장률 추이가 그간 대체로 유사한 움직임을 보여줬다는 점을 감안하면 2분기 경제성장률도 지난해보다 낮아졌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민간소비 증가율은 올해 2.6%, 내년 3%로 점차 높아지겠으나 여전히 경제성장률을 밑돌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지난해 10월 전망보다 각각 0.2%씩 하락한 수준이다.
예산처는 “교역조건 개선과 취업자수 증가에 따라 가계구매력이 높아지겠으나 높은 수준의 가계부채와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이 지속되며 가계소비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설비투자는 대내외 경기 개선으로 2012~2013년(각각 -1.9%, -2.7%증가)에 걸친 침체 국면에서 서서히 벗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설비투자 증가율은 올해 5.6%, 내년 6.5%로 내다봤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1.9%, 내년 2.5%로 내년쯤 한은의 물가목표치 하단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미 달러화에 대한 원화환율은 계속되는 경상흑자 영향으로 평균 1032원(지난해 예상 1071원)을 기록하고 내년에는 미국의 테이퍼링 영향으로 1065원까지 상승할 것이란 분석이다.
고용증가세가 약화된 것도 내수 부진을 부추겼다. 서비스업 영업부진, 금융권 수익성 악화 등으로 지난 1월 전년동월대비 70만5000명까지 늘어났던 고용증가세가 5월들어 41만3000명으로 둔화됐다. 또 한계기업(3년 연속 이자보상비율이 100% 미만인 기업)이 지난 2009년말 10.2%에서 2012년말 현재 15%까지 늘어나는 등 기업의 수익성이 악화됐다.
예산처는 이와 함께 자금조달여건의 양극화로 저신용 기업들의 차환리스크가 상승하고 있고 일부 업종의 영업이익률 하락세로 한계기업(3년 연속 이자보상비율이 100% 미만인 기업, 이자보상비율=영업이익/이자비용) 비중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한편 한은은 오는 10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4.0%에서 0.2%포인트 낮춘 3.8%를 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