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보다 젯밥에 관심이 많던 남성이 사실혼 관계 파탄의 책임을 지게 됐다.
A씨는 중소기업 오너 딸 B씨와 결혼하면서 자신의 아버지가 고위 공직자를 지냈다며 영향력과 재력을 과시했다. 상견례 자리에서 B씨에게 예물·예단으로 8000만원 상당의 벤츠 승용차, 현금 7000만원, 유명 브랜드 시계 등을 요구했다.
아울러 A씨는 B씨에게 "결혼식에 초대할 네 친구들 부모의 직업을 조사해서 5명만 최종 선발하겠다"는 어처구니없는 통보를 하기도 했따.
결혼 후 A씨는 급기야 B씨와 말다툼을 벌이다가 그를 방에 가둔 뒤 안경을 벗기고 머리와 등을 때렸다. 또 예단으로 약속한 벤츠 승용차를 빨리 사주지 않는다며 "너희 집 20평으로 나앉든 해서라도 차 해결하라"고 폭언하는가 하면, 자신의 여자관계를 의심하는 B씨에게 욕설을 했다.
B씨는 결혼 100여일 만에 이혼소송을 냈다. 혼인 신고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B씨는 A씨에게 사실혼 관계 파탄에 따른 법적 책임을 물었다.
서울가정법원 가사4부(김태의 부장판사)는 B씨가 A씨를 상대로 낸 위자료 등 청구소송에서 "B씨에게 6000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고 9일 밝혔다.
재판부는 "A씨는 B씨에 대한 사랑보다 경제적 조건을 보고 결혼한 측면이 강하다"며 "사실혼 관계를 망가트린 근본적이고 주된 책임은 A씨에게 있다"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