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와 독일이 2014 브라질월드컵 8강전에서 만났다. 프랑스와 독일은 5일 새벽 1시(이하 한국시간) 브라질 리우 데 자네이루 에스타디오 두 마라카낭에서 8강전 경기를 갖는다.
프랑스와 독일은 국경을 마주하고 있는 인접국이라는 사실 외에도 앙숙이 될 수밖에 없었던 결정적인 사연이 있다. 지난 1982년 스페인월드컵 당시 4강전에서 일어났던 이른바 '바티스통 사건'이 바로 그것이다.
당시 4강전에서 양팀은 90분간 1-1 무승부를 기록했고 연장에서 2골씩을 주고 받아 결국 3-3으로 비겨 승부차기로 승부를 갈라야 했다. 승부차기에서 독일은 5-3으로 승리하며 결승에 진출했지만 전 세계 그 누구로부터도 박수를 받지 못했다. 후반 15분에 발생한 사건 때문이었다.
프랑스는 후반 시작 5분만에 파트릭 바티스통을 투입하며 분위기 반전을 꾀했다. 그리고 바티스통은 후반 15분 미셸 플라티니의 패스를 받아 골문쪽으로 쇄도했지만 독일의 골키퍼 토니 슈마허는 재빨리 앞으로 뛰어나와 펀칭을 시도했다. 하지만 슈마허가 가격한 것은 공이 아닌 바티스통의 안면이었다. 슈마허의 강펀치(?)를 맞은 바티스통은 그대로 그라운드에 쓰려져 기절했다. 고의성이 짙은 반칙이었지만 경고나 퇴장은 주어지지 않았고 심지어 반칙으로 인정되지도 않아 월드컵 역사에 길이 기억되는 장면에 단골로 꼽히는 사건이기도 하다.
당시 바티스통은 앞니가 거의 모두 부러져 나갔고 척추 손상도 의심될 정도로 상태가 심각했던데다 뇌진탕 증세까지 일으키며 그대로 들것에 실려 그라운드 밖으로 실려나갔다. 슈마허의 이 같은 행동으로 독일은 단숨에 '폭력축구단'이라는 오명을 뒤집어 썼고 결국 경기에서 승리했지만 박수는 받지 못했다.
향후 슈마허는 바티스통을 직접 찾아가 진심으로 사과했고 바티스통 역시 슈마허의 사과를 받아들여 사태는 일단락됐다. 하지만 프랑스와 독일이 중요한 상황에서 맞대결을 펼칠 때마다 바티스통 사건은 빠지지 않고 회자되는 단골 메뉴가 됐다.
이번 8강전 맞대결을 앞두고도 바티스통 사건이 회자됐음은 당연하다. 프랑스와 독일간의 경기를 앞두고 가진 공식 기자회견 자리에 공교롭게도 독일의 선수 대표로 골키퍼인 마누엘 노이어가 등장해 당시 사건에 대한 질문이 쏟아지기도 했다.
이에 노이어는 "나 역시 당시 장면을 방송을 통해 접했다"라고 밝히는 한편 "그런 일이 나에게는 절대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고 웃으며 대답했다. 이미 32년이나 지난 일이지만 여전히 당시의 사건이 회자되고 그 같은 질문이 나올 것임을 직감한 미소였다. 이어 노이어는 "프랑스를 상대로 반드시 승리하기를 바라지만 프랑스 선수들을 아프게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여 기자회견장을 웃음으로 이끌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