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김민준의 ‘Fxxk U’, 권리와 의무 사이

입력 2014-07-04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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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두선 문화부 기자

팬과 취재진을 향해 손가락 욕을 감행한(?) 배우 김민준(38)이 사과했다. 엄밀히 말하면 소속사가 항간의 논란을 수습한 것으로 보인다.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연예인은 엄정한 여론 비판에 직면한다. 반면 일각에서는 연예인을 공인으로 볼 것인가에 대한 논쟁을 제기한다. 김민준은 자신을 공인으로 보는 시선에 유독 민감해했다. 그만큼 기성 언론에 대한 불편함을 자주 표출했다. 김민준은 자신의 손가락 욕도 사생활 침해에 대한 정당방위로 생각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카메라를 향해 손가락 욕을 한 김민준의 행동은 어떤 식으로든 용인될 수 없다. ‘공항패션’은 하나의 문화 아이콘으로 정착한 트렌드다. ‘한류’의 바람을 타고 수많은 연예인들이 공항에서 팬과 만나고 자신의 매력을 어필한다. 기업들은 공항패션을 통해 경제적 효과를 얻기 위해 뛰어들고, 연예인은 아이템을 착용하는 것만으로 엄청난 수익을 올린다. 허름한 옷차림부터, 명품 백까지 어느 것 하나 경제적 논리가 작용하지 않는 법이 없다. 이는 스타가 누릴 수 있는 또 다른 특권이다.

무엇보다 배우 김민준은 대중에 의해 존재한다. 스스로의 부와 명예를 위해 일한다며 상관 말라고 주장하지만 그 부와 명예가 대중에 의해 나온다. 카메라에 손가락 욕을 날린 그의 행동은 권리는 있고 의무는 없는 충동적 실수였다. 백 번 양보해 취재진의 무례가 선행됐다 하더라도 ‘눈에는 눈, 이에는 이’의 발상은 참으로 유치한 행태 아닌가.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으로 실제 커플이 된 앤드류 가필드(31)와 엠마 스톤(26)은 매일 데이트 하는 장면이 현지 파파라치에 의해 보도된다. 두 사람은 손가락 욕 대신 파파라치를 향해 WWO(세계고아지원재단), GILDA'S CLUB(암환자 지원 기관)의 사이트 주소가 적힌 문구를 들어올렸다. 가운데 손가락을 올린 김민준과는 그야말로 극과 극의 행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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