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A 연내 타결ㆍ새만금 경협단지 조성ㆍ두만강개발 협력 합의…대(對)중국 김치 수출 길 확대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3일 한ㆍ중 정상회담의 주요 화두는 역시 경제였다.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연내 타결 합의, 새만금 경협단지 조성과 두만강개발 협력 합의, 대(對)중국 김치 수출 길 확대 등이 핵심 의제로 논의됐으며 기대할만한 성과도 거뒀다는 평가다. 특히 이번 양국 정상간 만남을 계기로 한중 경제협력이 더욱 뜨거위지는 ‘경열(經熱)’이 더욱 확대되고 상호 경제영토도 확장될 것으로 보인다.
◇한중 FTA 연내타결 로드맵 작성…김치 수출길 닦아= 이번 한ㆍ중 정상회담에서 가장 두드러진 성과는 한ㆍ중 FTA 타결이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는 점이다. 한중 정상회담의 결과물인 공동성명에는 “높은 수준의 포괄적인 한중 FTA를 체결하기 위한 협상의 진전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연말까지 협상을 타결하기 위한 노력을 강화한다”는 문구가 들어갔다.
그동안 한국과 중국은 그동안 11차례 FTA 협상을 진행했지만 농업 부문을 최대한 보호해야 한다는 우리의 입장과 석유화학이나 전자, 자동차 등 제조업 분야에서 민감한 반응이 충돌하면서 교착상태에 빠졌었다. 그러나 이번 회담을 계기로 이달 중으로 제12차 협상을 재개키로 하는 등 실무협상에 가속도가 붙게 됐다.
두 정상이 식품 기준 분야의 교류·협력도 강화하기로 의견을 모은 것도 눈에 띄는 경제성과다. 김치가 우선 협력 분야로 지목됨에 따라 양국이 이견을 보이는 ‘김치 수출 위생 기준’ 문제 해결에도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김치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중국측의 수입 위생기준 때문에 막혀 있던 대(對)중국 김치 수출 길이 새로운 활로를 모색할 수 있게 된 셈이다.
◇두만강개발 협력 합의…새만금 경협단지 MOU 체결은 불발 = 양 정상은 광역두만강개발계획(GTI)이 향후 동북아 지역 발전을 선도하는 경제협력기구로 발전할 수 있도록 긴밀하게 협의하자는 데도 의견을 모았다. 두만강개발계획은 두만강 하류를 중심으로 한 동북아지역의 교통, 에너지, 관광, 환경 분야의 개발과 투자 유치를 도모하기 위한 사업이다.
여기에 양국은 전북 군산 새만금 매립지의 복합도시 용지에 한·중 경제협력단지(새만금 차이나밸리)를 공동개발하기 위한 협의를 지속하고 관련 연구를 수행하는 데도 합의했다. 이로써 지난해 12월 한ㆍ중 경제장관회의에서 관련 논의를 시작한 지 반년 만에 향후 사업추진에 탄력을 받게 됐다. 다만 중국의 미온적인 태도로 양국이 당초 추진했던 한·중 새만금 경협단지 조성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 체결 단계까지는 이르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한·중 자유무역협정(FTA)로 피해가 예상되는 농민과 중소기업의 반발도 풀어야 할 숙제다. 연내 협상 타결이라는 목표를 달성하려면 농수산물 및 경공업 분야에서 일부 시장 개방이 불가피해 가격이 싼 중국 농축수산물의 크게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한·중 FTA 협상 과정에서 우리나라 전체품목10%에 해당하는 초민감품목군에 농산물과 수산물을 최대한 반영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당장 한·중 FTA 중단 농축산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성명을 통해 “지금도 국내 농산물시장을 중국농산물이 상당 부분 잠식하고 있는데 중국 정상의 방문이 성과주의식의 졸속 한·중 FTA로 이어지질 않길 바란다”고 촉구하며 정부와의 충돌을 예고했다. 또 정부는 향후 중국의 기술경쟁력 향상으로 비교우위 품목을 재설정 하고, 중국 서비스시장 확대에 따른 시장개방 협상도 유도해야 한다.
이밖에도 양국은 이번 회담을 계기로 구제역·조류인플루엔자(AI) 등 중대한 동물 질병의 예방과 제어(관리) 분야 협력 강화, 서해 중국 어선의 불법조업 공동단속, 양국 수출입은행간 초대형 에코십 프로젝트 금융계약, 양국 세관 당국간 협력강화 등에도 합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