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살인교사 혐의를 받고 있는 김형식(44) 서울시의회 의원에게 뇌물수수 혐의를 함께 적용할 것으로 보인다.
2일 서울 강서경찰서에 따르면 김 의원이 피해자 송모(67)씨로부터 후원을 받았다고 인정한 만큼 살인교사 혐의에 더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 혐의를 함께 적용해 검찰에 송치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김 의원은 경찰 조사에서 "송씨가 지금까지 7천만원 상당의 술값을 대신 내주는 등 나를 후원했다"고 진술했다.
김 의원 측 변호인 역시 지난달 26일 김 의원의 영장실질심사 당시 재판부에 제출한 의견서를 통해 "송씨가 김 의원의 술값 결제를 대신해주는 등 항상 물심양면 후원해줬으며, 사건발생 불과 이틀 전에는 김 의원의 부탁을 받아 산악회에 수건 300장을 후원했다"고 밝히며 송씨를 살해할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김 의원이 직접 진술한 내용이기 때문에 뇌물수수 혐의를 충분히 적용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지금까지 수사를 통해 경찰은 김 의원이 팽씨에게 송씨를 살해하라고 시킨 물증을 확보하지는 못했지만, 살인교사 혐의를 입증할만한 간접증거가 충분해 기소에는 무리가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김 의원이 사용한 대포폰은 지난해 12월 개통됐다가 지난 3월 6일 마지막으로 사용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은 김 의원이 친구 팽모(44)씨를 인천국제공항까지 차로 태워준 날이다.
경찰은 김 의원이 팽씨의 도주를 도우려 했다고 추정하지만 김 의원은 사업차 중국으로 출국하는 팽씨를 태워다준 것뿐이라고 진술했다.
팽씨가 송씨를 살해하려고 시도했거나 실제 범행을 한 시각에 김 의원과 통화한 사실도 파악됐다.
경찰은 김 의원이 송씨가 살해된 이후 대포폰을 전혀 사용하지 않았고 팽씨 역시 범행 이후 휴대전화를 초기화시킨 것으로 볼 때 두 사람이 범행을 공모했으며, 증거 인멸을 시도한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