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영화·드라마에 빠지다]주가조작 사기치는 늑대… 다 잃고 복수하는 개미

입력 2014-07-01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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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울프 오브 월 스트리트·월 스트리트: 분노의 복수…할리우드서도 단골 주제

올초 국내 개봉한 할리우드 영화 ‘더 울프 오브 월 스트리트(The Wolf of Wall Street)’는 월 스트리트 실존 인물 조던 벨포트의 거짓말 같은 실화를 다루고 있다. 월 스트리트에 뛰어들어 주가 조작으로 주체할 수 없이 많은 돈을 벌고 술과 파티, 여자에 빠져 FBI의 표적이 된 희대의 사기꾼 조던 벨포트의 파란만장한 이야기가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이 영화에서 조던 벨포트가 월 스트리트에 첫발을 내디딘 시점은 그의 나이 22살 때였다. 그는 이미 결혼을 한 상태로 돈에 미쳐 있었고, 부자가 되기를 누구보다 갈망했다. 그는 월 스트리트에 입성한 후 6개월 만에 등록거래 대리인 자격시험에 합격하지만, 중개인 면허를 딴 그날이 지난 1929년 10월 29일 대공항 이후 최고의 폭락을 기록한 ‘블랙 먼데이(1987년 10월19일)’였다. 결국 조던은 자신이 근무하던 로스차일드(Rothschild·1899년 설립) 회사가 망하면서 월 스트리트에서 쫓겨나게 된다.

조던이 월 스트리트를 떠나 자리를 옮긴 곳은 회사 자본이 부족해 나스닥에 상장되지 않은 비상장사 주식, 즉 페니스톡(penny stock·저가의 투기적인 주식) 거래를 중개하는 시골의 한 투자 센터였다. 이곳은 쿼트론 대신 핑크 시트를 통해 거래를 중개했고, 월 스트리트와는 달리 중개 수수료가 50%나 됐다.

조던은 이곳에서 ‘에어로타인’이라는 회사를 추천, 고객이 4000달러를 투자하게 만들어 단숨에 2000달러를 손에 쥔다. 그러나 에어로타인은 동네 헛간에서 레이더 감지기를 개발하고 있는 형제가 운영하는 영세 벤처기업으로 주가는 10센트에 불과한 소위 ‘잡주’였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쓰레기를 팔면서 돈을 강탈했다.” 조던은 잡주 투자로 고객이 손실을 보든지 말든지, 자신의 탐욕을 위해 고위험 상품에 투자를 권유하며 큰돈을 벌게 된다.

이후 아내와의 대화에서 영감을 얻은 조던은 미국 상위 1%에 해당하는 부자들을 대상으로 페니 스톡을 거래하기 위해 회사를 재설립하게 된다. 바로 투자은행 ‘스트래튼 오크몬트(Stratton Oakmont)’다. 조던은 부자들이 페니 스톡을 사게 하기 위해선 먼저 ‘믿음’을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디즈니·AT&T·IBM 등과 같은 블루칩(우량주)으로 부자들을 낚아야 한다”며 “이후 신뢰가 쌓이게 되면 페니 스톡을 중개해 큰 수수료를 챙기면 된다”고 회사 직원들에게 설파한다.

또 유명 경제지 ‘포브스’에 ‘월 스트리트의 늑대(The Wolf of Wall Street)’라는 제목으로 그에 관한 기사가 실리면서 회사 규모는 2배나 더 커지게 됐고, 그는 미국 증권업계의 신동으로 떠올랐다. 그러나 미국 연방수사국(FBI)이 조던을 주가 조작 등의 혐의로 수사, 결국 조던은 금융질서 교란 등의 혐의로 구속 수감된다.

이와 함께 지난달 개봉한 ‘월 스트리트: 분노의 복수’는 월 스트리트를 향한 한 남자의 처절한 복수를 그린 영화다. 주인공은 펀드 매니저의 권유로 펀드에 가입했지만, 증권사의 잘못된 투자로 전 재산을 잃게 된다. 설상가상 두 배로 치솟은 이자로 인해 돈을 갚지 못하게 되면서 은행에 집을 빼앗기게 된다. 게다가 증권회사의 파산으로 소송을 걸 상대조차 없어져 버린다. ‘탐욕이 곧 선’인 월 스트리트에서 일어나는 자본주의의 어두운 뒷면을 보여주며, 심화된 빈익빈 부익부로 인한 소시민의 피폐해진 삶을 표현했다.

이와 함께 지난 2000년 개봉한 ‘보일러룸’은 루머와 재료 매매를 통한 전형적 주가 조작을 통해 돈을 번 증권사 직원이 주인공이다. 내부 정보를 입수해 주식을 대량 매입한 후 주가가 오르면 팔아서 수익을 올리거나, 고객에게 루머를 흘려서 시세 차익을 얻는 기법이 묘사된다. 또 서브 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배경으로 지난 2010년 개봉한 ‘월스트리트-머니 네버 슬립’은 ‘공매도’를 통한 작전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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