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옥 때문에 … 한진중공업 웃고, 한국화장품 울고

입력 2014-07-01 08:25수정 2014-07-01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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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성 마련에 고심인 기업들이 사옥때문에 희비가 갈리고 있다. 한국화장품은 투자자 모집에 실패해 사옥 매각을 미뤘지만 한진중공업은 사옥 매각을 완료했다.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진중공업은 자산유동화를 통한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서울 사옥(남영빌딩) 및 부산 사옥(R&D센터)을 1497억원에 처분했다고 전일 밝혔다. 서울 사옥은 면적 약 3만1000㎡(약 9377평), 부산 사옥은 면적 2만4216㎡(약 7325평)이다. 매각액은 자산총액대비 2.24%이다.

한진중공업 관계자는 “베스타스와 계약을 완료하고 2일에 처분될 예정이다”라며 “매각 대금은 회사채 상환을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진중공업은 주채권은행과 재무구조개선약정 체결을 맺고 자산매각 등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지난 1월 베스타스자산운용에 사옥을 매각하기로 했다. 한 때 가격이 서로 맞지 않아 베스타스자산운용이 투자자 모집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가격 조정 끝에 매각에 성공한 것이다.

한진중공업은 오는 8월과 11월에 각각 1500억원씩 총 3000억원의 회사채 만기가 돌아온다. 보유하고 있는 현금및현금성 자산은 지난해 말 4460억원에서 올해 3월 말 2078억원으로 급감했다. 매각대금이 들어오면 모두 회사채 상환에 사용할 계획이다.

반면 한국화장품은 사옥 매각이 원점으로 돌아갔다. 한국화장품 역시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하나자산신탁과 계약을 맺고 서울 청계천로에 있는 본사 서린빌딩 토지 및 건물 지분 56.16%를 890억원에 매각하기로 했다. 지난 3월 첫 계약을 이후 매매가 5월로 한 차례 연기됐고, 7월로 연거푸 미뤄지더니 결국 매각 계약이 해지됐다.

한국화장품과 계약을 맺은 하나에셋 제1호 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는 그 동안 투자자를 모집했지만 자금 모집에 어려움을 겪었다. 통상 2~3개월이던 투자자금 모집 기간이 한 달에 불과했고, 매각 금액이 높다는 평가를 들었기 때문이다. 두 차례나 계약을 연기했지만 결국 의견 조율에 성공하지 못하고 사옥 매각 관련 계약을 해지했다. 현재 한국화장품측은 조만간 사옥 매각을 재추진할 계획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최근 유동성 위기를 겪는 기업들은 신용등급이 강등되는 등 회사채 발행이 쉽지 않아 사옥 매각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경우가 늘어나는 것”이라며 “부동산 매각이 현금을 만들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지만 부동산 시장이 좋지 않아 매물이 나오더라도 투자자들이 투자 가치, 가격 등을 신중하게 고려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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