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이 올해 상반기 ‘경기 민감업종’에 집중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1일 에프앤가이드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현재 국민연금 보유지분이 5% 이상인 종목 중 국민연금이 올해 상반기에 추가 또는 신규 매수를 통해 지분율을 늘린 종목은 162개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146개 종목에 비해 소폭 늘어난 것이다.
업종별로 보면 경기소비재 중 자동차 관련 부품주의 지분율 증가가 눈에 띄었다.
국민연금의 현대자동차 지분율은 8.02%로 작년 말 7.58%에서 0.44%포인트 높아지는 등 자동차 및 부품 14개 종목의 지분이 확대됐다.
현대모비스(8.02%)와 금호타이어(7.93%)의 경우 지분율을 1.00%포인트씩 높였다.
경기소비재에 포함되는 유통과 미디어 업종에서의 지분율 확대도 두드러졌다.
국민연금은 와이지엔터테인먼트의 지분을 작년 말보다 1.50%포인트 늘어난 6.50% 보유하게 됐다. 이외에 CJ E&M(5.19%), CJ헬로비전(6.38%) 등의 지분율도 1%포인트 이상 높였다.
유통 업종에서는 이마트(6.01%), 신세계(6.63%), 현대홈쇼핑(0.56%), 롯데하이마트(9.45%) 등의 지분율을 1%포인트 가량 늘렸다.
소재 업종에서는 무려 29개 종목에서 국민연금의 지분율이 증가했다.
현대제철(7.01%)과 고려아연(8.06%), 금호석유화학(9.28%)는 국민연금의 지분율이 모두 1%포인트 이상 늘었다.
코스닥 시장에 상장된 ‘바이오주’에 대한 매수도 눈에 띄었다. 특히 건강관리장비 전문업체인 아이센스의 경우 국민연금이 5.07%의 지분을 신규 매수했다. 같은 기간 동종 업체인 제이브이엠의 지분율도 5.12%에서 8.28%까지 높아졌다.
제약·바이오 업종 중에는 9개 종목에서 국민연금의 지분율이 높아졌다. 그러나 비중이 줄어든 종목도 6개에 달해 국민연금이 종목별로 성장 가능성을 따져 투자했다는 해석이 따른다.
종근당(12.64%)과 대원제약(7.71%), 동아에스티(11.34%) 등의 지분율은 2%포인트 내외로 증가하며 큰 상승폭을 나타냈으나, 대웅제약(7.24%), 유한양행(11.53%) 등의 지분율은 오히려 떨어졌다.
조선 업종도 종목별로 희비가 엇갈렸다. 국민연금은 한진중공업(8.40%)과 현대중공업(7.26%)은 더 사들인 반면, 대우조선해양(9.07%), 삼성중공업(5.91%), 현대미포조선(7.10%)의 주식은 소폭 덜어냈다.
특히 한진중공업의 경우 지분율을 5%포인트 가까이 늘려 국민연금이 해당 종목의 주가 상승 가능성을 높게 점치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국민연금이 상반기 중 5% 이상 신규 투자한 종목은 13개였다.
아세아시멘트(7.76%)를 비롯해 한글과컴퓨터(7.22%), 한진칼(6.23%), 메리츠종금증권(6.08%), 한솔홈데코(6.08%) 등을 새로 바구니에 담았다.
업계에서는 국민연금이 올해 상반기 경기민감주 쪽에 투자를 늘린 것을 두고 ‘경기회복’에 베팅한 것으로 분석했다.